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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컨슈머, 병원에 금전적 요구 서슴없어
최근 종영된 케이블 드라마에서 성형외과 의사를 협박하는 블로거(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의 에피소드를 다룬 적이 있다.

재수술을 해 주지 않을 경우 본인의 블로그에 병원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올려 병원 이미지를 실추시키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이다. 결국 블로거는 글을 남겼고, 성형외과는 큰 타격을 받았다. 사실 이런 일은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실제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최근 의료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블랙컨슈머들이 병원의 정상진료를 방해하고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부 환자는 악플에 민감하다는 취약점을 이용해 성형정보를 공유하는 카페 게시판 등에 본인의 불만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과장해 올리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A성형외과 J원장은 “민원을 제기하는 환자 중에는 수술 후 관리에 소홀하고, 병원의 사후관리 프로그램에도 불참해 경과를 망치게 된 환자도 있다” 고 입을 뗐다. “양악수술 후 음주와 흡연을 하면 안됨에도 불구하고, 바로 음주와 흡연을 일삼으며 정해진 날짜에 수술 후 경과를 보러 내원하지 않고, 수술 후 부작용이 생겼다며 금전적인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본인의 블로그에 모든 내용을 폭로해 환자들이 오지 못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병원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병원에 위해를 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J원장은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있지도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확대·왜곡하면서 자신이 엄청난 피해를 받은 것처럼 포장한다”며 “카페 게시판 및 블로그를 통해 명예를 훼손한 민원인을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관련법률 위반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겉보기에는 누구보다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상담이나 진료 중 블랙컨슈머 인지 눈치채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기본적으로 환자의 권익은 보호되어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 대한 사소한 불만이나, 스스로 치료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피해를 입은 것을 병원 탓으로 돌려 사회적 문제로 악용하는 것은 환자 본인의 양심 문제이자, 우리 사회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시민문화 성숙에 대한 과제로 남아있다.

법률전문가들은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내용을 적시할 경우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면서 “내용이 사실이라도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표하는 행위는 법률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러한 성형외과 불만접수를 몇 번 겪은 한 의료 시민단체 관계자는 “환자나 의료인이나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성숙된 문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시라도 빨리 대한민국에 올바른 의료문화가 자리잡아 도움이 필요한 환자와 병원 사이의 신뢰가 형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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