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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권 한국이지론 대표이사 “전화번호 모르면 ‘114’ 생각나듯 서민들이 급전 필요할 때 ‘한눈에’를 떠올리는 게 최종 목표”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 2년간 바쁘게 달려왔다. 내달 1일 취임 2주년을 맞는 한국이지론의 초대 상근 대표이사인 이상권 대표(57)는 2년간 회사 알리랴, 내부 조직 단속하랴 여간 부지런을 떤게 아니었다. 이 대표는 “여기서 일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엊그제 들어온 것 같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대표는 지금도 지난 2012년 9월 취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서민들이 불법 사채에 휘말리지 않도록 공짜로 대출정보를 제공하고 수수료도 적게 받는 ’착한 회사‘인데 사람들이 너무 이지론의 존재를 몰라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이 의욕이 없어 실적이 3년 연속 하향추세를 보였다”며 “심지어 회사 내 사규도 없더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이전까지 비상근 체제로 운영되다보니 조직이 체계적으로 유지되기가 사실상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우선 회사 홍보와 조직 정비를 중점 과제로 두고, 묵은 숙제를 해내 듯 차근차근 해결했다.


이 대표가 회사를 홍보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역설적이게도 ‘회사 이름’ 그 자체였다. 2005년 설립 당시만 해도 ‘한국이지론’은 상당히 참신한 이름이었지만, 이후 대부업체들이 상호명에 ‘이지(Easy)’ ‘론(Loan)’이라는 말을 우후죽순 격으로 붙이면서 졸지에 이지론이 대부업체 같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사회적 기업으로, 서민들에게 금융권의 금리 및 대출조건을 공짜로 제공하는 공익 기업인데도 말이다. 이 대표는 “물론 우리가 대출을 중개하는 회사 중 등록 대부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1% 미만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명의 약점을 극복하고자 특단의 조치를 구상했다. 회사 이름과 별도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2월 ‘한눈에’라는 이지론의 브랜드 이름을 도입했다. 이 회사가 역경매 형식의 맞춤 대출 정보를 서민들에게 제공하는데, 대출정보를 이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눈에’라는 브랜드 덕에 지금은 대부업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어느 정도 상쇄된 상태다.

조직 정비 역시 이 대표가 역점을 둔 과제다. 그가 한국이지론에 처음 출근했을 때 이곳의 직원은 겨우 12명 남짓이었고, 그마저 모두 계약직이었다. 이 대표는 “서민들이 불법 사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사명감으로 해야 하는 일인데 직원들의 예우가 너무 부족했다”며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인력 확충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물론 인력 확충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회사 인지도가 낮다 보니 직원을 뽑아도 출근을 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최근 회사가 외부에 알려지고 체계도 잡히자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그는 “최근 전산 담당 책임자를 1명 뽑으려고 채용공고를 냈는데 165명이 지원해 깜짝 놀랐다”며 “그만큼 회사의 위상이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노력으로 회사 실적 역시 상향 추세로 돌아섰다. 취임 직후인 지난 2013년에는 전년대비 중개건수는 2987건에서 7352건으로 2.5배가량, 중개 금액은 283억원에서 843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7월말 현재에는 건수는 7176건으로, 이미 지난해 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중개금액 역시 7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배 늘었다.

이 대표는 이지론이 내년에는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가 내년에 설립 예정인 서민금융총괄기구인 서민금융진흥원에 편입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본부 형태로 갈지, 아니면 자회사 형태로 편입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정부기관이라는 큰 배를 함께 타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레벨업’이 가능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서민금융진흥원에 편입되면 정부 주도의 공익 광고에 참여할 수 있어 서민들에게 회사를 알리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며 “진흥원이 만드는 전국 25개의 거점센터를 통해 대출상품 중개기능을 하게 되면 우리로서는 사업 채널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2년간 열심히 달려왔지만 아직도 만족할만한 단계는 아니다”며 “전화번호를 모르면 ‘114’를 생각하듯 서민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한눈에’가 떠오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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