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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패배주의 돌파한 처칠 · 民本 개혁군주 광해…위기에 빛난 지도자들
역사 · 현재 아울러 본 리더십의 가치
탁월한 고난 돌파력·포기를 몰랐던 처칠
전쟁기간 영국인들에 희망과 용기 불어넣어

대동법 시행하고 중립외교 펼쳤던 광해군
전란으로 피폐해진 조선의 안정 도모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 했던 이건희
쉼없는 혁신 통해 삼성그룹 폭발적으로 성장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세상이 어지러울 때면 국민들은 지도자의 리더십을 요구한다. 인류의 역사를 보더라도 한 국가의 운명을 지도자가 좌우함을 잘 보여준다.

미국 보스턴의 터프츠 의과대학 교수인 나시르 가에미는 그의 저서 ‘광기의 리더십’을 통해 처칠 등 위기상황에서 빛난 리더들의 덕목으로 창의성과 현실주의, 공감 능력, 회복력 등을 꼽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역사의 물줄기는 흘러가도 가치가 변치 않는 현자들의 리더십을 살펴본다.

▶위기-개혁 리더십…처칠, 이순신, 광해=“장비를 주면, 우리가 끝장내겠습니다”. 1941년 2월 9일 영국 BBC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처칠의 연설 중 유명한 구절이다. 전쟁기간 BBC 방송연설을 통해 영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었던 처칠. 그는 전쟁과 위기 때 리더십을 발휘한 지도자였다.

처칠은 사교에 바쁜 부모의 무관심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지능발달 지체 라는 성장과정에서의 불행 등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많았음에도 강한 의지력으로 무모하리만큼 한번 세운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다.

충무공 이순신은 자신이 처한 어려움과 고통을 뛰어넘어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정면돌파해 나라를 구한 불세출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난중일기에 보면 충무공의 효와 충이 절절하게 나온다. 진실된 마음으로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면서 지혜를 발휘하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리더십, 그것이 바로 이순신 리더십이다.

적어도 남 앞에 서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지니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유비무환 자세와 위기관리 능력, 헌신과 열정, 솔선수범과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통솔력, 용기와 결단, 거북선을 만든 창의성, 난중일기를 남긴 기록정신, 청렴결백, 탁월한 전략과 전술 등의 겸비는 지금 시대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리더십이다.

충무공이 후세들로부터도 추앙받는 것은 풍전등화의 국난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두번의 백의종군을 통해 죽음까지 숨기면서 해전을 전승으로 이끈 원칙과 창조, 필사즉생의 불굴의 리더십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광해는 우리에게 광해군이라는 이름으로 연산군과 함께 불명예스럽게 쫓겨난 왕 정도로 취급되곤 했다. 그가 반정세력에 의해 축출된 패자(敗者)라는 사실에서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기록인 점을 생각할 때 ‘광해군 일기’ 등의 기록들은 반정세력의 입맛에 맞게 기록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반정세력은 인목대비 유폐와 영창대군을 죽인 패륜, 궁궐 축조 등으로 인한 국가경제 파탄, 명에 대한 사대 거부와 후금과의 밀통을 반정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들의 입장에서 광해군은 폭군이 분명했고, 이런 평가는 조선후기까지 이어졌다.

광해군에 대한 재평가와 역사적 복권은 20세기 들어 이뤄졌다. 현재 대부분의 교과서는 광해군을 더 이상 폭군으로 매도하지 않는다. 명과 후금의 세력다툼 속에 실리외교를 추구한 탁월한 외교역량을 발휘한 군주로 묘사하고 있다.

대동법 개혁 논쟁에서 사사건건 백성의 편에 서서 신하들과 대립하는 개혁군주 ‘광해’, ‘백성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광해가 보여준 민본(民本) 정치야말로 진정한 군주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작의 리더십…박정희=박정희 대통령은 전 세계의 그 어떤 지도자들보다도 훌륭한 지도자였음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다. 그의 업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역대 대통령 중 국가발전에 가장 높게 기여한 지도자이자 독재자”이다.

그는 4. 19혁명 이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국가의 경제성장을 우선순위로 두고 국민의 배고픔 해결과 국토개발을 통한 경제발전을 당시의 시대적 소명의식으로 생각한 역사적 통찰력을 보여주었고 결국 그의 강력하고 확고한 추진력이 국가발전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억압과 공포의 정치를 통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고, 독재를 정당화 하여 권위적으로 국민을 통제한 독재자 라는 오명의 꼬리표가 늘 함께한다.
그의 조국 근대화 비전을 보면 경제 부국, 자주국가, 평화통일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여천 울산 석유화학공단, 포항제철 조성으로 70년대 중후반 고도성장을 맛보고, 80~90년대 지속 성장의 길로 나아갔으며 능력 위주의 인사를 를 통해 기술 관료들을 대거 등용했다.

한일외교정상화와 베트남전파병을 통해 1960년대 후반기 한국경제의 고속성장의 발판 마련,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그 결과 21세기 대한민국은 세계 14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올랐다.

▶일류 지향-성공 지속의 리더십…이건희=삼성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을 보면 ‘크리에이티브(CREATIVE)’ 로 요약된다. 빅씽크 전략의 저자인 콜롬비아대 비즈니스 스쿨의 번트 슈미트 교수는 삼성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삼성이 현재 집중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혁신이고 기술적 혁신을 뛰어넘는 라이프스타일과 창의성에 관한 혁신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본 초기의 삼성은 국내에서 제일 잘 나가는 회사라는 자만과 너무나도 나태한 관료화된 집단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당시 46세로 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과 함께 ‘신경영’을 주창했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며 변화를 요구했다. 이 회장은 25년 동안 시가총액을 1조원에서 303조원(303배)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룩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삼성이 2012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국내총생산 GDP의 33%, 시가총액은 상장사 전체의 30%,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러한 삼성이 있기까지는 이건희라는 기업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회장의 “지금이 위기”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살린다”라는 말에서 삼성은 이 회장의 인재중심 경영, 과감한 투자와 발빠른 조직변화 등을 바탕으로 외환, 금융위기라는 초유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건희의 삶은 곧 삼성의 성장과 함께한다. 그만큼 이건희와 삼성은 떼려야 뗄 수 없다.

▶한단계 도약 위한 재조정 리더십…정몽구=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은 도전과 뚝심으로 대변된다. 이는 “임자 해봤어?”로 유명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물려받은 저돌적인 추진력이다. 그래서 정 회장을 표현하는 뚝심의 리더십은 품질경영, 현장중심 경영이라는 두 가지로 완성된다.

현대자동차=품질경영이라는 등식으로 정 회장은 품질경영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부었다. 현대차그룹을 맡은 직후 미국 방문에서 정 회장에게 현장 분위기는 큰 충격이었다. 차를 보는 눈이 높았던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현대차는 수많은 리콜요청을 받았고 그만큼 평판은 낮았다.

이에 정 회장은 귀국 즉시 품질총괄본부를 발족하고 매달 품질관련 회의를 직접 주재하기에 이르렀다.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고 신차 출시 일정을 미루는 것도 예사였다. 품질경영에 주력한 결과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도 좋아졌다. 미국시장 진출 25년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또 그는 “현장만이 살 길이다”라며 발로 뛰는 CEO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의 첫 직장 생활부터 몸에 익어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때문에 정 회장은 남양기술연구소, 미국 현지공장 등 현장에 수시로 찾아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회사의 향후 방향을 제시한다.
현대차를 글로벌 톱5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에는 그가 무엇보다 품질혁신, 현장경영에 대한 철학과 고집을 조직 전체에 뿌리 내리게 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글로벌 톱5로 우뚝 선 현대차. 현대차 성공의 이면에는 정 회장의 강력한 도전과 뚝심의 리더십이 존재한다.

박승원 기자/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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