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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외환카드‘독립’…합병 예비고사 통과
카드 독립법인 의결 8개월만에
우여곡절끝 분사승인 내달 출범

하나SK카드와 통합작업 돌입
김정태회장 “은행통합 지연은 배임”



금융당국의 분사 승인으로 독립 외환카드가 다음달 공식 출범한다. 곧바로 하나SK카드와 통합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일단 어려운 예비고사를 통과한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정례회의를 통해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분할과 외환카드 신용카드업 영위에 대한 인ㆍ허가를 승인했다. 외환은행이 지난해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카드사업 분할을 공식화한지 8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는 신설될 외환카드를 계열사로 편입, 하나SK카드와 합병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외환카드 분사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외환카드 분사에 대해 노조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의 사전 단계로 보고 강하게 반대했다. 여기에다 올초 발생된 일부 카드사들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유탄’을 맞게 됐다. 카드 분사 시 외환은행 고객의 정보도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당국은 카드 분사에 대한 예비 인ㆍ허가를 몇차례 연기시켰다.

이에 외환은행은 ‘선(先)분리, 후(後)분사’ 원칙을 세우고 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고객 전산망 분리작업을 완료했다. 그 후 감독당국은 현장 실사를 통해 전산 분리에 대한 검사를 벌였다.


지난 6월엔 노조가 카드 분사를 반대하며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기도 했다. 법원이 은행 측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2일엔 외환 노조가 다시 전산분리 미흡을 사유로 외환카드 분할을 인가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닷새만에 금융위가 분사를 최종 승인했다. 다시 한번 사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통합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의 첫 단추로 해석돼 왔다. 향후 은행 간 통합 승인의 키를 쥐고 있는 당국의 입장을 카드 분사 승인 여부로 미리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국은 은행 간 통합에 노조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지만, 사측으로선 이번 승인으로 당국이 노조에 마냥 우호적이진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전날 전 직원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인가 과정에서 나타난 지난한 난관에도 카드분사를 위해 열정과 헌신을 다해준 임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당국의 카드분할 승인은 하나SK카드와 합병이 2ㆍ17 합의서 위반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감독당국의 최종 확인”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과 관련 김 행장은 “노조도 우선 대화를 통해 협상에 임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 어떠한 이야기도 들을 준비가 돼 있고 할 이야기도 많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8일 “현재 생각하는 최선의 일정은 연내 하
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마치고 내년에 전산까지 합치는 것”이라고 말
했다. 이어“ (통합을) 더 미룬다는 건 회장으로서 조직에 대한 배임, 직원에 대한 배임, 주주에 대한 배임이다. 진정성을 알릴 수 있다면 직원 수천명과 공개 토론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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