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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량’ 물러난 추석 극장가, ‘2차 대전’ 시작?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여름 극장가 ‘빅4’(‘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해무’)의 흥행 대결은 ‘명량’의 압승으로 돌아갔다. 한국영화 대작들이 휩쓸고 간 극장가에선 숨 돌릴 틈 없이 ‘2차 대전’이 시작된다. 여느 해보다 추석이 빨리 찾아오면서, 연휴 특수를 노린 하반기 기대작들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오는 9월 3일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 ‘두근두근 내 인생’, ‘루시’가 나란히 개봉한다. ‘타짜2’는 수작으로 꼽히는 전작의 후광이, ‘두근두근 내 인생’은 스타 캐스팅과 원작의 힘이, ‘루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더한다. 각각 장르적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에서도 승자를 쉽사리 예측하긴 어렵다. 추석 극장가에 펼쳐질 ‘빅3’ 대전을 미리 내다봤다. 



▶전작의 아우라, 약 될까 독 될까 ‘타짜-신의 손’

신선도 지수★★☆☆☆

오락성 지수★★★★☆

감동 지수★☆☆☆☆

완성도★★★☆☆

2006년 개봉한 ‘타짜’는 숱한 패러디와 명대사를 남기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진감 넘치는 화투판 묘사부터 인간성과 동물적인 탐욕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타짜들이 맞닥뜨린 비극이 던지는 메시지까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덕분에 ‘타짜’ 후속편이 제작된다는 소식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타짜-신의 손’은 ‘과속스캔들’, ‘써니’의 흥행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악역 연기에 정평이 난 곽도원이 가세했고, 전편의 주역인 유해진과 김윤석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한다. 추석 극장가에서 코미디 혹은 오락영화의 관객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흥행 전망을 밝힌다.

다만 전작의 그림자가 독이 될 지 약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우선 관객들의 기대치는 낮은 편이다. 개봉 전 네이버 영화 평점은 4점 대. 관객 입장에서 최승현-신세경 조합이 조승우-김혜수의 무게감을 대체하기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최동훈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촌철살인 대사의 맛을 후속편이 살릴 수 있을 지에도 우려섞인 반응이 크다.

뚜껑을 열어 본 ‘타짜2’는 오랜만에 성인들이 유쾌하게 볼 만한 오락영화의 재미를 갖췄다. 잔잔한 호흡의 휴먼드라마를 연출했던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 맞나 싶을 만큼, 속도감 있고 감각적인 전반부가 돋보인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산만해지는 면이 있다. 여러 차례 화투판이 등장하고 마지막엔 급기야 ‘벗고 치는’ 한 판을 내세우지만, 가벼운 ‘잽’에 그칠 뿐 강력한 ‘훅’이 없다. ‘청소년 관람불가’ 관람등급 또한 연휴 가족단위 관객을 모으는 데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송혜교 변수’가 흥행에 미칠 영향은? ‘두근두근 내 인생’

신선도 지수★★☆☆☆

오락성 지수★★☆☆☆

감동 지수★★★★★

완성도★★★★☆

‘두근두근 내 인생’은 우선 김애란 작가의 팬이라면 솔깃할 작품이다. 이재용 감독은 김애란 작가의 원작 소설 팬을 자처한 만큼, 원작의 웃음과 감동 코드를 크게 건드리지 않고 담아내려 애썼다. 물론 원작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대폭 압축하다 보니, 열여섯 소년 ‘아름’이의 영민함과 깊은 속내가 덜 두드러지게 묘사된 면은 있다. 그럼에도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작품이 탄생했다.

여기에 관객들의 눈을 호사스럽게 할 대표 미남미녀 배우들도 작품에 가세했다. 강동원-송혜교는 열일곱 나이에 아이를 가지면서 결혼하게 된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과거 철없는 날나리였던 부부는 ‘선천성 조로증’을 앓는 아들 아름이가 자신들보다 빠르게 늙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진정한 부모로 거듭난다. 강동원은 ‘형사’, ‘초능력자’, ‘군도:민란의 시대’ 등에서 무게 잡을 때보다, 천진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가 더 빛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송혜교의 눈물 연기 역시 일품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탄탄한 원작과 스타 배우들의 인지도에 힘입어 초기 관객수 확보가 기대된다. 또 ‘수상한 그녀’, ‘우아한 거짓말’ 이후 가족영화가 뜸했던 만큼, 이에 목마른 관객층도 끌어들일 수 있다. 특히 추석 연휴에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탈세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송혜교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선행 배우로 알려졌던 그녀의 탈법행위가 팬들에게 안긴 충격은 상당해 보인다. 악화된 여론 탓에 ‘두근두근 내 인생’의 네이버 평점은 4점 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같은 영화 외부의 악재가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나, 완성도 높은 가족 드라마라는 점에서 입소문의 힘에 기대를 걸어볼 법 하다. 



▶1600만 흥행 배우 최민식, 이번에도 통할까? ‘루시’

신선도 지수★★★★☆

오락성 지수★★★☆☆

감동 지수★☆☆☆☆

완성도★★★☆☆

여름 극장가를 접수한 최민식이 추석 연휴까지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루시’마저 흥행에 성공한다면, 최민식은 지난해 송강호(‘설국열차’, ‘관상’, ‘변호인)에 이어 한 해만 3000만 명 관객을 불러모으는 대기록을 쓸 가능성도 있다.

‘루시’는 다른 추석영화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다. ‘명량’이 국민영화 반열에 오르면서, 최민식이라는 배우에 대한 호감도는 최고치까지 올랐다. 그는 ‘연기파 배우’ 수식어에 갇히지 않고, 최근 필모그라피에 대중적인 흥행작(‘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까지 더하면서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루시’ 개봉을 기다리는 관객 대다수는 최민식의 연기에 궁금증과 기대감을 표시한다. 실제로 최민식이 단 몇 초 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낸 ‘루시’ 예고편은 공개되자마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미리 만나본 ‘루시’에서 최민식은 분명히 제 몫 이상을 해낸다. 다만 그가 맡은 악역 캐릭터 자체가 상투적이고 평면적이다보니 최민식의 연기력이 낭비된 아쉬움이 있다. 특히 후반부까지 ‘루시’의 초능력을 눈치채지 못하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 ‘10% 내외인 인간의 뇌 사용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면?’이라는 영화적 상상력은 거장(뤽 베송 감독)답지만, 그 발상을 풀어내는 과정도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루시’가 ‘명량’의 바통을 이어받아 개봉 초기에 관객 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면, 추석 극장가의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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