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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닮은 듯 다른 듯, 한중일 궁궐 정원문화 비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경복궁의 향원지엔 연꽃 이야기가 있다.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는 향원익청(香遠益淸)의 스토리이다. 정갈하고 절제된 마음이 담겼다. 샘에서 솟아나는 지하수를 다시 꺾어 물아래로 잠기도록 한 시스템은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한 인위적 방책이다. 버드나무 참나무 등 키가 큰 나무와 철쭉, 매화 등이 조화를 이루고, 동쪽엔 낮은 동산인 녹산(鹿山)이 있다.

중국의 정원은 궁의 부속물이 아니라 독립적인 성격을 띠도록 가꿔진다고 한다. 황제의 휴식공간인 원림을 잘 보존함으로써 정원이 건축물에 기죽지 않도록 했다. 주거와 휴식을 분리한 것이다. 연못은 인위적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정원은 권력과 부의 척도로 통한다. 일본인들이 정원가꾸기에 집착하는 이유이다. 교목과 관목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은 한국과 비슷한데, 가급적 인공적 요소를 배제한채 자연에 가까운 경관을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축소지향의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인상깊은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정원안에 축소시키고, 유명한 절경을 차용해 가꾸며, 동경하는 자연 대상을 상징하는 재료를 쓰기도 한다.

한국와 중국, 일본의 궁궐 정원은 닮은 듯 다르다. 각 나라의 심성과 문화가 배어있음은 물론이다. 이 세 나라의 정원이 국제 심포지움에서 해부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한․중․일 고정원(古庭園)의 원형 연구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오는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포스코 P&S 이벤트홀에서 개최한다.

동북아 문화 비교연구를 목적으로 개최되는 이번 심포지엄은 한․중․일 삼국 궁궐의 정원을 주제로 하여, 학계 인사, 조경전문가, 문화재위원,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한․중․일 삼국 정원의 역사적 배경과 자연환경, 문화로 표현된 모습 등을 한자리에 펼쳐놓고 열띤 토론을 하게 된다.


한․중․일 삼국은 역사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문화적으로도 유사성과 차별성을 함께 지니고 있어, 궁궐 정원의 특징을 해부하다 보면 우정과 조화의 덕목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심포지엄이 각 국의 고정원을 정비하여 세계적인 유산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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