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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 홀릭> 공(空)
하얀 종이 위에 무수히 미세한 결이 일어나 있다. 전통 한지 위에 문자를 새기고 그것을 다시 일일이 칼로 오려냈기 때문이다. 종이에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으로 시작되는 불교경전 반야심경(般若心經)이 새겨져 있다. 불교의 대표사상인 ‘공(空)’을 추상적으로 시각화한 작업이다. 해체된 문자는 단순한 기표를 넘어 그 자체로 조형언어가 됐다.

2007년 금강경을 작업했던 설치미술가 오윤석(44)이 칼로 ‘드로잉’한 반야심경은 예술적 치유 행위의 결과물이다. 최종 10장으로 이뤄질 반야심경은 현재 5장째 진행중이다. 작가는 수행하는 구도자처럼 매일 조금씩 경전을 칼로 새기고 있다. 공의 이치에 기대어 마음의 자유를 얻는 수양이 비불자들에게도 큰 울림으로 전해진다.

Hidden memories-260, 112×77×5㎝, 종이 위 핸드커팅, 2012~2014 진행중 [사진제공=아트사이드갤러리

전시는 30일까지 아트사이드갤러리(종로구 통의동).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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