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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스스로 철밥통 깨는 공무원들…왜?
공무원연금 손질 움직임에 화들짝
교사 2300명 신청…작년 6배 급증


명예퇴직은 곧 공포라는 일반 직장인들의 통념과 달리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과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이 급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행정부 국가공무원 인사통계’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공무원과 지자체 공무원 명예퇴직자는 각각 7086명과 2235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25%와 45% 증가한 것이다.

이는 올해 들어서는 ‘명퇴열풍’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더욱 거세졌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명예퇴직자는 106명이었지만, 올해는 7월 기준으로 162명이 명예퇴직을 선택해 이미 지난해 수준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의 경우 상반기에만 36명이 명예퇴직해 지난해 27명을 넘어섰다. 부산과 경남, 광주와 전남 등도 상반기 명예퇴직자가 지난해 2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명예퇴직 열풍이 거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명예퇴직 신청자는 초등 1000여명, 중등 900여명, 사립중등 400여명 등 23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초등 120명, 중등 157명, 사립중등 106명 등 383명에 견줘 6배나 급증한 것이다. 명예퇴직 신청이 봇물을 이루면서 예산부족으로 인해 명예퇴직이 임용고시 합격만큼이나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명퇴신청이 수용되지 않은 교사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근무의욕상실과 신규 교사 수급 계획 차질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마저 우려되는 형편이다.

공무원과 교사의 명예퇴직이 급증한 것은 정부의 공무원연금 제도 손질 검토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정·청은 매년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는 공무원연금과 40여년 전 기금이 고갈된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과 관련해 국민연금과의 형평성과 재정안정 등을 고려해 개편을 검토중이다.

특히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현재보다 수급액이 20% 이상 줄고 연금 수령시기도 1년가량 늦춰지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문이 팽배해 있다.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은 집회와 성명 등을 통해 공무원연금 제도 개정에 반발하는 집단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중앙부처의 한 공무원은 “공직이라고는 하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연금 하나만 바라보고 20~30년을 버티는 게 사실”이라며 “공무원연금 제도가 개정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명예퇴직을 고민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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