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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로 보는 재미있는 입시이야기> 수학 성적 오르지만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
<4> 재수하면 성적이 오른다?
2013학년도 재수생 모의지원 결과
수리 가형 · 언어 평균성적 높고…외국어 · 수리 나형 상승폭은 낮아

1등급 학생 대체로 성적변화 없어…4등급 이후부터 상승폭 커져



재수하지 않은 자, 인생을 논하지 말라?.

많은 현역(?)들이 반발하고 나서겠지만, 1년 혹은 2년 이상의 재수시절은 개인의 인생을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성적이 오르리라는 기대감과 희망을 품고 재수를 결정한다. 성공하는 이는 많고, 물론 낭패를 보는 이도 있다. 재수에 관한 통계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게 많다.

▶재수 시 성적 상승폭이 가장 큰 영역은 수학=진학사가 2012학년도 수능을 치르고 2013학년도 재수를 한 수험생 1만392명을 대상으로 모의지원을 받은 결과, 영역별로 백분위 평균의 변화를 보면 재수를 통해서 성적이 하락한 인원보다 상승한 인원이 많았다. 그중 수리영역 성적 상승 비율이 높았다.

수리영역 성적 상승의 원인으로는 다른 영역에 비해 원점수 평균이 매우 낮았던 점이 꼽힌다. 2012학년도 수능에서 5등급 커트라인에 해당하는 영역별 원점수가 언어 61점, 수리 가형 52점, 수리 나형 33점, 외국어 59점으로 수리영역의 원점수가 다른 영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는 많은 수험생들이 수리영역 때문에 고전하기 때문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만 더 점수를 획득해도 백분위 성적이 올라갈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영역별 백분위평균 등락을 보면, 성적이 오른 학생들의 경우 수리 가형과 언어의 백분위 평균이 가장 많이 상승했고 반면 하락폭도 크게 나타났다. 외국어와 수리 나형의 상승 폭은 낮았고, 하락폭도 크지 않았다.

재수를 통해 성적이 올랐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재수를 쉽게 결정해서는 안된다.

수리 가형을 응시하는 수험생은 자연계열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위권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어서 상승폭과 하락폭 또한 눈에 띄게 나타난다. 언어는 학습 분량이 방대하며 암기식의 단기적 학습으로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개인적인 학습 성향에 따라 상승하는 학생이 많기도 하지만 크게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외국어는 고교수준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어휘나 문법 등 재학 중 쌓아온 기본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리 나형을 치르는 상당수 인문계열 학생들에게도 수리영역의 점수를 올리는 것이 다른 영역보다 쉽지 않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외국어 영역의 경우 재수 시 기본인 어휘나 문법을 건너뛰고 빈칸추론풀이나 독해 문제풀이를 통해 요령을 늘리는 것은 성적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본적인 어휘와 문법을 다지는 것을 기본으로 학습해야만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성실함은 여학생의 무기? 체력이 관건=성별에 따른 영역별 성적 상승 인원 비율을 보면, 남학생이나 여학생의 향상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보다 성실해 언어나 외국어 영역에서는 남학생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보면, 남녀간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외국어 영역에서 남학생들의 성적 상승 인원 비율이 더 높았다.

남학생들보다 내신에 강한 편인 여학생들의 성실함은 수능에서는 큰 무기가 되지 못할 수 있다. 또 1년을 오로지 수능공부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남학생에 비해 근력이나 지구력이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여학생에게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영역별 백분위 평균 변화에서도 남학생의 영역별 성적 상승이 여학생보다 다소 높았고, 성적 하락은 여학생보다 전반적으로 작았다. 여학생들의 경우 수리 가형에서 하락이 백분위 10점 이상으로 큰 편이다. 자연계열에서 수리영역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변별력이 큰 과목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학습과 성적 상승을 위한 자연계열 여학생들의 노력이 중요해 보인다.

▶1~2등급보다 3~5등급에서 상승폭 커=2012학년도에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을 합한 평균 등급이 1~5등급인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보면, 1등급이었던 학생들 중에서는 성적이 오른 학생 비율과 하락한 학생 비율이 비슷했다. 성적 변화없이 유지한 학생 비율도 5.4%로 많은 편이었다.

반면 2~5등급까지는 2012학년도 때 평균 등급이 낮을수록 성적 상승 인원이 늘고, 하락 인원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평균백분위 변화에서도 1, 2등급에서는 상승하는 평균백분위보다 하락하는 수치가 더 컸다. 즉 1, 2 등급의 상위권에서는 점수가 오르기는 어렵고, 떨어지기는 쉽다. 그러나 3등급부터는 상승과 하락폭이 비슷해지고, 4등급 이후부터는 상승하는 평균백분위가 높아진다.

김 소장은 “재수를 통해 성적이 올랐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재수를 쉽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수능이 채 3개월이 남지 않았지만 전략적으로 최상의 성적을 얻을 수 있는 학습 계획을 세우고 한번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마무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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