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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난맥상 진단에 인용된 사상가 1위는 막스베버, 키워드는 ‘사람’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베버의 생각에 사실의 객관적 분석을 통하여 학문하는 사람은 ‘도덕의 힘’에 봉사하게 되고, 행위자의 ‘자기 투명화’와 ‘도덕적 책임감’에 이르게 하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 된다. (중략) 그는 정치행위는 ‘삶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내면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엄격한 수련’을 조건으로해서만 책임 있는 것이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직시한다는 것은 선택된 정치 행위의 목적과 수단, 그리고 그 수행에 따르는 부작용을 깊이 검토한다는 것이다.”(김우창, ‘객관성, 가치와 정신’ 중)

“경제성장의 주체는 결국은 인간인데, 지난 50년간의 경제성장은 인간성 자체를 파괴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성장 지상주의와 시장만능주의 속에서 우리의 인간성이 마비되고 파괴되어 버렸다면 이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이정우, ‘한국경제와 공공영역’ 중)

세월호 참사와 잇딴 사회지도층들의 부정과 비리, 군대 내 폭력 사건 등은 누구나 인정하듯 탐욕과 이기, 무치, 오만으로 가득한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야 할 비정상이 도처에 자리잡고 있음”을 일깨우고, “정상을 습관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가르쳐 주었다.”(김상환)

위기와 전환기의 사회에서 한국의 석학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를 무엇이라고 할까? 어떤 것이 우리의 본 모습을 들여다볼 성찰의 거울이라고 할 것인가. 


전부는 아니지만, 짐작은 가능한 하나의 ‘지표’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자 20명이 릴레이로 펼친 25회의대중강연을 분석한 결과, 이론가로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년)가 가장 많이 인용됐으며, ’인간(사람)’과 ‘정치’라는 열쇠말이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이 된 프로그램은 김우창(고려대 명예교수), 유종호(전 연세대 석좌교수), 최장집(고려대 명예교수) 등 국내 석학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문화의 안과 밖’으로 지난 1월 18일 시작해 내년 1월까지 1년간 매주 토요일 서울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진행되는 강연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로도 동영상 서비스 되고 있다.


‘오늘의 시대에 대한 문화적 성찰’이 주제로 전쟁과 분단을 겪고 근대화와 압축성장, 민주화를 이뤄왔으나 경제적 양극화와 이념과 이해의 대립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재검토와 정신적ㆍ문화적 가치의 제고, 개인과 국가의 새로운 지향 등을 담아보자는 기획이다. 25강까지는 ‘공적 영역의 위기’(1~6강), ‘공적 영역의 구성’(7~12강), ‘문화예술과 현실’(13~19강), ‘시대와 새로운 과학’(20~24강) 등 4개의 섹션과 5번째인 ‘자연, 물질, 인간’의 일부 강의가 포함됐다.

김우창, 유종호, 최장집 교수 외에 이정우(경북대 경제통상학부), 이재현(서울대 언론정보학), 오세정(서울대 물리천문학), 손동현(충북대 독문학), 이승환(고려대 철학), 김민환(고려대 명예), 김상환(서울대 철학), 배병삼(영산대 자유전공학부), 염무웅(영남대 명예), 마이클 S.최(UCLA 정치학), 임현진(서울대 사회학), 윤정로(KAIST 인문사회과학), 김대식(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장대익(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김경렬(서울대 명예), 이정전(서울대 명예) 교수와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가 강연을 했다. 


이들이 강연에서 가장 많이 인용한 학자로는 독일의 사상가들이 많았다. 막스 베버에 이어 현상학과 실존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마르틴 하이데거가 두번째로 많이 인용됐으며, 인식론과 비판철학으로 독일 근대철학의 아버지가 된 임마누엘 칸트는 7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프랑크푸르트학파로 ‘의사소통의 합리성’이론으로 유명한 위르겐 하버마스도 9위에 올라 독일 사상가만 10위 안에 4명이었다. 고대철학자로는 서양의 플라톤(3위)과 아리스토텔레스(5위)가 있었으며, 동양 철학자로는 공자(4위)와 맹자(10위)도 많이 인용됐다. 탈구조주의, 해체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 현대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6위, ‘정의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정치사상가 존 럴스가 8위에 올랐다.

어휘로는 ‘인간(사람)’과 ‘정치’가 1000~2000회로 압도적이었고, 300회 이상 등장한 단어는 ‘세계’ ‘국가’ ‘관계’ ‘삶’ ‘예술’ ‘존재’‘문화’ ‘민주주의’ ‘정신’ ‘가치’ ‘경제’가 있었다. 

내년까지 진행될 강연은 총 8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섹션당 1권씩 총 8권의 책으로도 출판될 예정이다. 최근엔 이 중에서 3개의 섹션 강연문이 각 ‘풍요한 빈곤의 시대’ ‘인간적 사회의 기초’ ‘예술과 삶에 대한 물음’(이상 민음사)이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됐다.

강연은 지난 16일까지 6번째 섹션 ‘역사와 전통’ 중 30강 ‘역사와 기억, 그리고 이데올로기’(도진순 창원대 사학과 교수)까지 진행됐으며 제 7섹션 ‘근대성의 검토’와 8섹션 ‘시대의 여러 문제’의 20강을 남겨두고 있다.

suk@heraldcorp.com


■석강 프로젝트 ‘문화의 안과 밖’ 최다 인용 사상가(1~25강)



1 베버 105



2 하이데거 102

3 플라톤 75

4 공자 75

5 아리스토텔레스 73

6 데리다 65

7 칸트 59

8 롤스 57

9 하버마스 33

10 맹자 32



■최다 언급 키워드

1000 이상 사람+인간(1894, 사람991, 인간903), 정치(1121)

300 이상 “세계(553), 나라+국가(488, 나라252, 국가236), 관계(487), 삶(432), 예술(409), 존재(381), 문화(371), 민주주의(342), 정신(333), 가치(331),

경제(311)”

200 이상 학문(290), 지식인(290), 지구(271), 정의(262), 개인(243), 철학(236), 자유(232), 정당(222), 교육(218), 미국(216), 정부(211)

100 이상 도덕(197), 서양+서구(186), 동의+합의(175, 동의113, 합의62), 발전(169), 전통(169), 공동체(142), 제도(137), 이념(134), 책임(130), 질서(127), 진실(125), 갈등(125), 보편(124), 자본주의(117), 거짓(113), 대화(107), 평등(105), 위기(100)

50 이상 성찰(98), 중국(98), 국민(97), 학교(91), 융합(89), 독일(89), 성장(87), 문명(85), 소통(79), 우주(74), 아시아+동아시아(74, 아시아6, 동아시아68), 공적영역+공공영역(77, 공적영역26, 공공영역51), 영국(71), 물질(70), 유럽(70), 가족+가정(69, 가족29, 가정40), 인문+인문학(68, 인문학37, 인문31), 프랑스(68), 종교(67), 인류(67), 복지(66), 경쟁(65), 규범(57), 행복(55), 반성(55), 예의+예절(55, 예의47, 예절8), 관료(53), 사회과학(53), 일본(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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