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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무장단체, 서방에 대한 본격 도발 시작됐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40)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서방 세계에 보내는 급진 이슬람 세력의 도전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방에서는 무엇보다 자국민 지하디스트(성전 투사)에 의한 테러 공격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폴리를 위협하고 살해한 검은 복면의 IS 조직원이 영국식 영어를 썼다는 점도 서방 자극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원된 장치라는 분석이다.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를 중동에서 반드시 도려내야 할 ‘암’(癌)으로 표현하며 격분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올해 초여름께 시리아에서 폴리 등 IS에 의해 억류된 미국인들에 대한 구출 작전을 비밀리에 벌였으나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사건의 충격을 배가하고 있다.

프랭크 푸레디 켄트대 교수는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개된 IS의 참수 영상은 미국 뿐 아니라 영국에 대한 직접적 경고이자 서방사회에 공포를 심는 IS의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공포 정치 전문가인 푸레디 교수는 지난해 5월 런던 동남부에서 발생한 영국 군인 리 릭비(25)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이 “최근 잇달아 발생했던 영국인 지하디스트들의 납치ㆍ테러공격을 연상케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릭비는 이슬람 급진주의자자인 영국인 2명에 의해 참수 살해됐다.

시리아에서 IS에 가담해 활동하고 있는 영국인 지하디스트 ‘아부 압둘라 알 브리타니’가 트위터에 공개한 IS 대원들의 사진 [자료=아부 압둘라 알 브리타니 트위터]

IS가 지난 14일 시리아에서 납치한 일본인 사업가를 고문하는 영상에서도 조직원들은 영국식 영어를 사용했다. 일부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등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IS가 이번 폴리 참수 영상에 런던식 억양을 사용하는 대원을 내보낸 것엔 서방사회의 공포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텔레그래프의 분석은 푸레디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 같은 IS의 움직임은 최근 IS에 대거 합류한 서방 출신 지하디스트들이 온갖 잔혹행위에 앞장서고 있으며, 고국으로 돌아가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푸레디 교수는 “2001년 9ㆍ11테러 이후 테러리스트의 개념이 외국인에서 자국민(home grown)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IS의 서방 지하디스트들이 출신국 국가 안보의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약 500명의 영국인이 IS를 비롯한 무장단체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리아는 국내 IS 조직원 5만명 가운데 2만명이 외국 출신일 정도로 서방 지하디스트들이 제일 많이 몰리는 테러의 온상지다. 지난달에도 유럽, 체첸공화국, 중국, 기타 아랍국가 출신 외국인 1000명이 IS에 가담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밝혔다.

일각에선 IS가 단순 무장단체 수준을 벗어나 정상 기능하는 국가 형태를 띠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IS의 세력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노 모토히로 참의원 의원(민주ㆍ중동조사위)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을 강화하는 IS의 통치가 잘 이우러지면서 그들의 거점에 의용병이 모이고 있다”며 “지배 지역 확대로 (중동) 국경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이라크 다국적군 사령관의 핵심 보좌관이었던 데이비드 킬컬른의 발언을 인용해 “IS는 알카에다의 전투력과 헤즈볼라의 행정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IS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라고 우려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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