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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광장-김현수> 서비스산업 육성, 실행력 강화해야
의료 · 교육 · 금융 영역 등
공공·산업성 사이 이해 대립
정책 주체들 국가적 과제 인식
콘트롤타워가 강한 역량 가져야


정부는 최근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서비스 산업을 제조업에 이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서비스산업육성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2000년대 초입부터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12월의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대표 서비스업 육성 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이번에 그 확대 버전을 제시한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오랜기간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하였지만, 서비스산업 발전은 매우 더디다.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금융서비스 등 공공성과 산업성을 동시에 가진 서비스업 영역에서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산업이나 디자인산업, 컨설팅산업처럼 이해관계 대립이 없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부진한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서비스산업을 수출산업화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 Trans-Pacific Partnership), 서비스자유무역협정(TISA : Trade in Services Agreement)과 같은 광범위 다자간 협정에의 참여가 늦고, 또 서비스부문 협상 노력이 미흡한 것은 어떻게 설명될 것인가?

서비스산업 육성은 의지만으로는 안된다. 강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비스산업 육성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한국경제와 사회의 특성상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일류 축구선수가 야구선수로 전환해 일류 야구선수가 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발을 쓰며 손을 억제한 습관이 팔을 주로 쓰는 야구를 잘하는데 오래도록 지장을 줄것이다. 한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고, 산업시스템과 사회시스템이 유형적 경제, 제조업 중심 경제로 뿌리깊게 정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무형적 경제, 서비스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쉽게 뿌리내릴 수 있겠는가. 서비스산업 육성은 매우 어려운 국가적 과제임을 모든 정책 주체들이 인식해야 한다.

다음으로 서비스산업육성 콘트롤 타워가 역량과 힘을 가져야 한다. 역사의식과 통찰력이 중요하다. 수십년, 10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슈들을 정확하게 통찰해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인재들로 구성된 콘트롤타워에 강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조정능력이 생기고, 창조적 융합솔루션이 도출될 것이다. 청와대와 관련 핵심부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세 번째로 각 부처에서 자신들의 의지와 실질적인 행동이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들어 서비스를 수출산업화하겠다는 의지는 천명하면서 서비스 무역을 주제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글로벌 서비스 서밋(Global Service Summit) 과 같은 행사에 한국 정부의 참석이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또 서비스산업의 혁신을 강조하면서 서비스 연구ㆍ개발(R&D)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서비스 관련 R&D 예산이 규모도 적으며 관리 상태도 미흡한 것은 시급한 개선 사항이다. 이번 기회에 10 여개 서비스산업 관련 부처에서 자신들의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실행력 수준을 점검해야 한다.

네 번째로 과거 우리가 제조업 육성을 위해 취했던 여러 가지 정책을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되살릴 필요가 있다. 3D프린팅 산업을 통해 미국 정부가 다시 세계 제일의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있는것을 보더라도, 이제는 서비스업이 제조업 경쟁력을 견인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제조업 경쟁력은 서비스산업 강화를 통해 가능하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경제정책의 중심을 서비스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은 실행력 강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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