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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인드ㆍ잡플래닛…직장인들은 ‘속깊은 공유’ 중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캐리어를 위해 달려온 팀장급 이상 추천” “주재원 처우는 여타 기업보다 최고”

한 기업정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댓글들이다. 사내 분위기부터 급여 및 복지, 앞으로의 성장성까지 익명으로 다양한 정보들이 평가ㆍ공유되고 있다.

최근 구직자와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이러한 기업정보 공유 사이트와 앱들이 화제다.

기업정보 공유 서비스는 짧은 역사 속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위터 익명 신문고 ‘대나무숲’과 게임업계 이슈들을 공유하는 ‘꿀위키’를 시작으로 최근엔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기업정보 사이트 ‘잡플래닛’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은 ‘발전적인 공유’다. 회사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까지 오가는 일종의 해방공간이다. 이런 플랫폼은 동일 업종이라는 강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밀도 높은 소통을 견인한다. 회사의 정책 개편 등 심오한 이야기부터 생활 속 에티켓이나 식당메뉴 같은 소소한 일상까지 동료들간의 솔직한 이야기가 주요 소재다. 또 입사를 원하는 구직자들에겐 포장 없는 해당 기업의 민낯을 제공하기도 한다.

구직자와 기업간에 존재할 수 있는 정보의 비대칭도 해소한다. 구직자들이 실제로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기업의 조건은 다양하고 다차원적인 반면, 기업에 대한 정보는 임금이나 복지 등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은 구직자들이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한 이후에도 역량이나 스펙과는 상관 없이 재취업과 이직이라는 길로 내몰기도 한다. 

정영준 블라인드 공동대표는 “혼자서 끙끙 앓을 수 밖에 없었던 문제들을 공론화할수록 많은 부분이 해소될 여지가 많아진다”며 “회사에서 이야기를 시원하게 하려면 신변이 노출되선 안되기 때문에 운영진조차도 알 수 없도록 익명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팀블라인드는 인증 데이터와 활동 데이터와의 연관성을 끊는 기술인 ‘익명 로직'을 개발,특허 출원 중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만큼 필터링 시스템은 없지만, 사용자들이 자체 필터링을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사실 확인이 안된 루머를 게시하면, 같은 조직 내의 사람들이 소문이 왜곡되거나 외부로 나가기 전에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적절한 대응을 모색하는 식이다. 


잡플래닛을 운영하는 브레인커머스 김지예 이사는 “잡플래닛에 올라오는 리뷰는 다른 유저가 리뷰를 신고하는 형태의 사후적인 프로세스로 부작용을 예방하고 있다”며 “기업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 구인구직 시장에서 생길 수 있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임직원들에게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정보 공유 서비스는 감정적으로 소비되는 배설 창구가 아닌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정보력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사회적인 차원의 알권리 제고 같은 효과는 의도했다기 보다는 부수적으로 작동하게 되는 효과”라고 덧붙였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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