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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뱅크(하나+외환) 속전속결 김정태, 노조와도 ‘조이 투게더’ 이룰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속전속결(速戰速決)’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주도로 지난달 기치를 올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작업에 거침이 없다. 김 회장이 조기통합 의사를 밝힌지 한 달여 만에 양행이 조기통합에 공식합의하고 합병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나ㆍ외환은행은 지난 19일 양행 은행장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을 위한 은행장 선언식’을 열고 조기통합을 공식화했다. 두 은행은 내주 이사회 결의 이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은행의 합병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으면 절차는 완료된다.

김 회장은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처음으로 통합 의지를 표명했다. 그 다음주 주말 하나금융그룹 전체 임원들을 모아놓고 이른바 ‘통합 대박론’을 내세우며 원뱅크 추진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 후 다시 한달만에 두 은행장이 직접 통합 선언문을 발표하도록 하는 등 통합 절차에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김 회장이 통합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은 지체할수록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場)’이 섰을 때 빠르게 승부를 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룹의 영업 여건상 늦어질 수록 수익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크다.


사실 김 회장이 통합을 기존 합의보다 몇년 앞당겨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은 수익 위기론의 바람을 등에 업게 된 덕택이 크다. 열악해진 영업환경상 ‘그룹 생존론’이 ‘합의 파기론’을 압도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했다. 하지만 2년 전과는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진게 사실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341억원으로 2012년보다 27.8% 줄었고, 외환은행은 42.3% 나 감소한 3657억원을 기록했다.

관건은 역시 노조의 반대다. 노조는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기존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0일에도 촛불집회를 열어 조기 통합 추진을 규탄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합병인가의 전제로 노사합의를 들고 있어 노조의 설득 여부가 통합의 키라고 볼 수 있다. 김 회장이 자신의 닉네임처럼 노조와도 ‘조이 투게더(Joy Together)’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김 회장의 조기통합 추진을 놓고 그가 김승유 전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진통 끝에 통합을 성사시킬 경우 김 회장의 그룹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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