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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피바람 부는 가자…하마스 뒷배는 이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한시적 휴전이 또다시 무너졌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이던 양측의 장기휴전 협상도 결렬돼 가자지구에 ‘피바람’이 다시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가자분쟁이 이란과 하마스의 밀월관계를 다시 복원시키면서 이란의 이슬람권 내 입지를 강화시키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자지구에 또다시 피바람=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한시적 휴전은 20일 자정(현지시간) 종료됐다. 휴전을 깨는 포문은 하마스가 열었다. 하마스는 24시간 휴전이 끝나기 약 8시간 전인 19일 오후 4시경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 시에 로켓 포탄 3발을 발사했고, 이에 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해 휴전은 파기됐다.

앞서 양측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간접 협상을 벌여 닷새 간의 임시 휴전에 이어 19일 자정을 기해 24시간 추가 휴전에 합의한 상태였다. 


이번 공습에서도 팔레스타인 피해가 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으로 향한 로켓을 요격했고, 텔아비브로 떨어진 로켓으로 차량 한 대가 파손됐다. 반면 가자시티에서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2세 여아와 40세 여성 등 3명이 숨졌으며 하마스의 알악사 TV방송국 건물이 공습을 받아 21명이 부상했다.

하마스가 먼저 휴전협정을 파기한 까닭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고 있는 장기 휴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이번 로켓 공격이 이뤄지기 직전 하마스 대변인 파우지 바르훔은 “네타냐후가 카이로에서 정치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를 이해시킬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하마스 고위 관계자인 에자트 알레셰크는 휴전이 끝난 직후 가자 공격이 재개된 것에 대해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도 안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기휴전 협상도 물거품=장기 휴전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7일부터 이집트 정부의 중재 아래 장기 휴전 협상을 재개했으나 핵심이슈에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장기 휴전의 조건으로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촉구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 해제를 우선 요구하며 무장 해제를 거부했다. 하마스는 또 가자에 항구와 공항 신설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협상단의 아잠 알 아흐메드는 “이스라엘이 협상단을 소환하면서 협상이 깨졌다”며 “휴전은 실패했고, 이는 이스라엘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크 레제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가자의 로켓 공격으로 협상이 불가능하게 했다”며 “명백한 정전 위반이자 협상에 대한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 뒷배는 이란=이런 가운데 하마스와 이란의 밀월이 다시 시작됐다. 한 때 강력한 동맹국이었던 양측은 시리아 내전 이후 멀어졌다가 가자 분쟁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하마스가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거리를 둔 채 시리아 아사드 정권(시아파)에 대항한 수니파 반군세력을 지원하면서 틀어졌다. 둘 사이의 균열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가 거점을 시리아에서 카타르(이란과 적대관계)로 옮기면서 극에 달했다.

이후 이란은 하마스 지원을 전면 중단했지만 이번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급증하자 하마스 후원국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란은 하마스에 미사일 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추가로 가자지구 방공시스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일(현지시간) “가자 분쟁이 가져온 결과 중 하나는 이란과 하마스의 관계 복원”이라며 “이란은 가자 분쟁을 이슬람권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시온주의자 체제(Zionist Regime)’으로 칭하면서 이스라엘 국가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반이스라엘 단체인 하마스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해 왔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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