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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김아미> 누가 비엔날레를 흔들었나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를 한달여 앞두고 광주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이슬, 1980 그 후’ 개막 행사가 파행을 빚었다.

현직 대통령을 풍자한 대형 걸개그림이 논란이 되면서 이 작가를 추천했던 책임 큐레이터가 사퇴했고 걸개그림 제막 및 축하공연 등이 취소됐다. 일부 작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주장하며 작품을 철수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17일 광주비엔날레재단의 이용우 대표마저 사퇴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홍성담 작가는 그림 속에 박근혜 대통령을 연상케하는 인물을 허수아비로 표현했다가 닭으로 수정했다. ‘저항’하는 일련의 과정 또한 퍼포먼스의 하나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 ‘출산 그림’으로 논란을 빚었던 작가다. 당시 서울시선관위가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누가 축제의 잔칫상을 흔들었나.

지구촌이 주목할 한국 대표 문화예술 축제인 만큼 보다 성년답고 어른스러웠어야 했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뽐내고 관람객은 편견 없이 여러 매뉴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지구촌 예술한마당’이라는 점이 이번 축제 최대 목표이다.

이 때문에 작가 선정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정치적 이유’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던 작가에게 축제의 얼굴이라 할수 있는 걸개그림을 맡길 이유가 없었다.

재단 이사회의 불통(不通)도 문제였다. 다양성이 숨쉬는 문화예술축제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직후 설득을 통해 사태 확산을 막았어야 했다. 사퇴만이 능사가 아니라, 비엔날레의 참뜻을 문화예술인과 공유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행보가 먼저여야 했던 것이다.

어른스럽지 못한 과정을 거쳤던 축제가 9월4일 시작된다.

이제부터라도 뼈를 깎는 자성과 정성스런 준비를 통해 작가와 시민이 다양성을 함께 호흡하는 지구촌 한마당 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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