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상속으로-김석동> 잊혀진 한민족 역사무대, 만주 이야기
조상들이 살던 간도땅이 있고일제강점기 독립투쟁의 현장우리 삶의 흐름이 이어져 온 곳보다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길…
조상들이 살던 간도땅이 있고
일제강점기 독립투쟁의 현장
우리 삶의 흐름이 이어져 온 곳
보다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길…



만주(滿洲)는 보통 중국행정구역인 동북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을 지칭하나, 넓게는 내몽골자치구 동부지역과 러시아의 연해주까지 포괄하는 지역이다. 동으로는 동해(東海), 서로는 요하, 남으로는 압록강ㆍ두만강, 북으로는 흑룡강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다. 예로부터 춥고 습한 동부 산림지대에서는 수렵생활, 상대적으로 온난하고 비가 많은 중부지역에서는 농경생활, 건조한 서부지역에서는 유목생활을 해오던 땅이다.

만주를 넓게 보면 동북 3성 80만㎢, 내몽골자치구의 동부지역 약 50만㎢이상, 연해주 16만㎢를 합해 150만㎢이상 이다. 한반도 땅의 7배가 넘는다. 최남선 선생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중국에서 만주만을 따로 떼어낸 면적은 약 142만㎢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이곳을 東北, 滿洲, 遼東(광의) 등으로 표현한다. 만주는 청나라 초 여진을 중심으로 새로이 형성된 역사공동체의 명칭으로 사용되다 점차 지역의 이름이 됐다.

만주는 우리 민족과는 뗄 수 없는 땅이다. 이곳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터전을 일군 주체는 한민족이었다. 만주와 한반도를 이어주는 이동공간은 백두대간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장백산맥이 요동반도에서 연해주까지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개마고원, 태백산맥, 소백산맥 그리고 지리산으로 연결된다. 만주와 백두대간은 한민족의 활동 무대였다. 조선후기에는 남부 만주지역인 드넓은 간도 땅에 한민족이 대거 이주해 생활의 터전으로 삼았다. 이것이 후에 청과의 간도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만주는 일제강점기에 국권회복을 위한 독립투쟁의 현장이었다.

그래서 그 역사도, 당연히 우리 민족과는 뗄 수 없다. 만주 역사를 보려면 먼저 고조선을 봐야 한다. 이어 부여가 역사를 이어갔으며, 고구려가 700년 가까이 존재했다. 고구려 멸망 후 30년 만에 다시 한민족국가 발해가 건국돼 228년간 만주에서 터를 닦았다. 그러다 발해가 선비족 일파인 거란에 멸망당하면서 우리 역사와는 멀어지게 됐다.

만주에 대한 북방민족의 지배는 계속돼 거란족의 요나라(916~1125), 여진족의 금나라(1115~1234), 몽골족의 원나라(1206~1368)가 차례로 차지했다. 그러나 원나라 멸망 후 200년 이상 세력 공백이 생겼다. 명나라는 한때 ‘요동도사’를 두고 만주서부(요녕성일대)를 관할하기도 했으나, 전체 만주지역은 대체로 몽골, 거란, 여진세력이 분산해 지배했다. 고려말 공민왕 때 이성계, 우왕 때 최영, 조선초 태조 때 정도전 등에 의해 요동정벌이 실행되고 계획되기도 했다. 이후 여진족의 청나라가 출범(1616년)하면서 만주 전역을 통일했다. 청 쇠퇴기에는 일본과 러시아가 각축하다가 중국 영토가 됐다.

만주의 주인공들은 중국의 한족(漢族)이 아니라 고조선ㆍ고구려를 세운 한민족과 뿌리를 같이하는 북방 기마민족이다. 심지어 청나라는 만주를 봉금(封禁)해 한족의 이주를 금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여진ㆍ선비ㆍ몽고ㆍ흉노 등은 본래 아(我)의 동족이었다고 했다. 앞으로 좀 더 밝혀져야 할 역사적 대목이다. 내몽골을 비롯한 만주지역에서는 우리 고대사와 관련된 수많은 유적과 유물이 발굴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고구려 국내성의 성벽은 아파트의 기초석을 대신하고 있고, 수많은 유적과 유물에 대해 우리의 관심은 큰 것 같지 않다. 만주는 우리 조상이 살아가던 넓은 간도 땅이 있던 곳이고, 일제 강점기에는 국권회복을 위한 독립투쟁의 현장이었는데도 말이다.

터키교과서는 그들의 조상이 몽골고원에서 유래했으며, 투르크인 최초국가가 몽골고원에 세워진 흉노이고, 552년 건국된 돌궐이 터키의 모체라 가르친다. 그들은 국경에 묶인 역사가 아닌 민족의 삶의 흐름에 대한 시각으로 역사를 보고 있다. 우리도 고조선 이래 오랜기간 우리 삶의 흐름이 이어져 온 만주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과 시각으로 이해해 보았으면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