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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공식 선언… “협의없는 진행”이라며 노조 강력 반발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합병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통합선언은 외환은행 노조와 협의없이 진행되는 것이여서 합병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하나ㆍ외환은행은 19일 신라호텔에서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두 은행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을 위한 양행 은행장 선언식’을 열고 조기통합을 공식화했다.

이날 선언에 따라 두 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계약서를 승인하는 등 공식적인 합병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 행장은 선언문에서 “그동안 두 은행은 직원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에 대해 소통했고, 노조와도 성실한 협의를 위해 대화의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공식 합병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두 행장은 이어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병행해 양행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의사를 내비치고서 한 달여 만에 조기통합을 공식화한 것이다.

두 은행은 내주 이사회 결의 이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두 은행의 합병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으면 절차는 완료된다.

두 은행이 조기통합 추진을 공식화한 이유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통합이 지연될수록 조직혼란과 영업환경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를 상대로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하지 않고 인사상 불이익 금지, 임금·복지 불이익 변경 금지 등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의 유지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합 선언은 노조와의 공식적인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외환은행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한다는 기존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한 바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로써 지금까지 대화니 협의요구니 운운했던 것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최종 확인됐다”며 “일방적 사전 합병의 추진은 2.17 노사정 합의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고 강변했다. 또 노조는 하나금융이 노조와 협의를 운운하면서 은행내부에서 합병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처럼 여론을 조작하는 등 노조 무력화를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은 노조에 대화가 아닌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화 한 약속마저 헌신짝처럼 팽개치는 집단과는 어떤 타협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20일 본점 대규모 집회에 이어 금융노조와 연대투쟁 등을 예고해 향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이날 선언식에서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노조가 진정으로 직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위한다면 하루빨리 통합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통합을 통해 국내 최고은행으로 도약하는 시기를 앞당기면그 과실은 직원들이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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