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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쇼핑> 말랑말랑 알록달록…주방에 부는 ‘실리콘 열풍’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주방이 말랑말랑해졌다. 무쇠와 스테인레스가 주름잡던 조리대에 고무 질감의 실리콘이 들어섰다.

선명한 빨강, 파랑, 연두빛 실리콘 소재 조리도구들은 최고 300℃의 열에도 유해성분을 배출하지 않는다.

20일 소재 및 주방업계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주방에서 먼저 일어난 ‘실리콘 열풍’은 서서히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 유럽 등지에 비하면 전체 실리콘 주방용기 시장 규모는 미미한 편이지만, 매년 30%씩 고속성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리콘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실리만 관계자는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실리콘 용품 확대가 유독 더딘 편이다. 그러나 최근 스페인 레쿠에 등 해외 인기 주방용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도 소개되면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계방향으로) 실렉스 조리용품, 실렉스 거품기, 실렉스 아이스몰, 실렉스 스패츌리 [락앤락]

실리콘 소재 조리도구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한국실리콘 측은 “실리콘은 유기계 고무에 비해 내열성이 매우 뛰어나다. 직접 불에 닿지 않으면 150℃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고 230℃에서 연속 1만시간, 잠깐이라면 250℃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내열성이 좋은 만큼 요리를 하다가 냄비에 잠깐 조리도구를 걸쳐 놓아도 기존 플라스틱 제품처럼 눌어붙거나 변형되지 않는다.

화려한 색상도 특징이다. 합성고무에 비해 조색작업이 용이해 쉽게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을 낼 수 있다. 빨강, 노랑 등 원색 뿐만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라즈베리색, 포도색, 스카이블루 등 다양한 색상의 실리콘 용품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방용품 업계는 실리콘 조리도구의 인기 요인으로 1인 가구의 확산, 경기 불황 등을 꼽고 있다.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소재의 아이디어 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시계방향으로) 실렉스 아이스몰, 실렉스 프라이팬 [락앤락], 실리만 연잎랩

일본에서 먼저 큰 인기를 얻은 ‘실리콘 스팀 조리도구’는 현지에서 2008~2012년 스페인 브랜드 레쿠에 제품만 180만개가 팔렸다. 고기나 생선, 야채, 양념 등을 넣고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요리가 완성되는 이 조리도구는 1인 가정, 또는 맞벌이 가정에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업체인 락앤락도 1인, 또는 2인 가구에서 밥을 소량씩 냉동했다가 다시 해동해서 먹는 일이 잦다는 점에 착안해 ‘햅쌀밥 용기’를 출시했다. 냉동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수분이 날아가 딱딱해지는데, 밀폐용기 뚜껑을 실리콘 소재로 만들고 스팀홀을 뚫어 이를 보완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판매량이 높아 관련 상품군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냄비에 라면과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실리콘 라면냄비’, 같은 원리의 찌개냄비와 찜기 등 간편한 조리를 위한 아이디어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위부터) 실리텍 볶음주걱, 실리텍 스패츌리, 실리텍 [두두월드]

열에 취약한 비닐을 대체하는 실리콘 조리도구도 등장했다. 실리만이 출시한 연잎모양의 실리콘랩은 음식에 들러붙지 않아 간편하고, 음식이 뜨거워져도 환경호르몬이 배출되지 않는다.

또 후라이팬이나 냄비로 볶음요리를 할 때쓰는 조리 스푼, 계란말이나 부침개를 만들때 사용하는 뒤집개, 요리를 섞거나 뒤집는 스패츌라 등에도 일반 플라스틱 대신 실리콘 소재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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