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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애하는 南 위협하는 北...고위급접촉 성사될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측이 19일로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접촉은 결국 무산됐다. 북한은 전날까지 우리측 제안에 가타부타 응답을 하지 않았다.

남북관계에서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양상은 ‘구애하는 남, 위협하는 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측은 지난 18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에 남북 고위급접촉 호응을 재촉구하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등도 의제로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같은 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보고한 ‘제2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2014년도 시행계획’을 통해 5·24조치로 금지한 남북교역과 대북 신규투자를 단계적으로 재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여건 조성시’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개성-평양 고속도로 및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등 대규모 투자프로젝트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대북 투자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문화·환경부터 시작하는 남북 융합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지난 13일 발간한 ‘희망의 새시대 국가안보전략’에서 역시 ‘여건 성숙시’ 평화체제 구축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관되게 대북 유화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짧은 5년 단임제의 집권 2년차가 남북관계에서 본격적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도 집권 1년차에 새로운 남북관계 철학 전파와 전략 구상에 주력하고 2년차부터는 본격적인 집행에 들어가곤 했다. 집권 2년차라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임기 중후반에 가서는 남북관계에서 의미 있는 ‘업적’을 만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북한의 호응여부다. 북한은 남북 고위급접촉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각종 매체와 기구를 동원해 연례적인 한미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해 연일 위협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정세파국의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공화국에 핵선제타격을 가하기 위한 전형적인 북침공격연습, 핵시험전쟁”이라며 “이로써 대화와 평화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과 인민군 총참모부는 ‘불바다’, ‘선제타격’을 운운하며 ‘예측할 수 없는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계기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화환과 조의문을 전달하는 등 대화의 모멘텀은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군사훈련 기간 중에 남북 고위급접촉을 갖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미군사훈련이 마무리되고 인천 아시안게임 등 호재를 잘 활용한다면 남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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