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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한지숙> 싱가포르 관광산업이 부러운 까닭
‘컨벤션과 복합리조트, 카지노, 크루즈, 의료…’

아시아 국가들의 관광 활성화 대책은 흔히 싱가포르의 성공을 롤모델로 삼는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종도 카지노 개발, 크루즈 규제완화, 의료관광 활성화 대책 등은 싱가포르 개발 전철을 따르는 모양새다. 불과 5년전만해도 한국이 싱가포르 보다 외래관광객 규모가 앞섰지만 2010년 싱가포르에 마리나베이샌즈 등 복합리조트가 개장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가 중국 경제 성장과 요우커의 부상 흐름과 맞아 떨어지면서 ‘큰 손’ 요우커의 수요를 선점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외래관광객 수는 1556만명, 한국은 1217만명으로 300만명 넘게 차이 났다.

호텔과 컨벤션, 위락시설을 둔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의 경우 ‘캐시카우’는 역시 카지노다. 수입의 75%가 카지노에서 발생한다. 이 수입의 17%는 정부에 내는 세금이다. 싱가포르는 또 내국인의 입장을 허용하되 접근을 제한하는 여러 장치를 두고 있다. 고액의 입장료, 연간 출입횟수 제한, 카지노를 퇴장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은행 현금입출금기(도박할 돈이 떨어지면 일단 카지노장을 나가야한다) 등이다.

영종도 카지노도 싱가포르나 마카오처럼 오픈카지노(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로 전환하는 중장기 계획을 두고 벌써부터 논란이 뜨겁다. 카지노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 정서 말고도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더 큰 걸림돌이 있다. 바로 정부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다. 미국계 카지노의 한국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한국이 지리적으로나 경제규모로 보나 카지노 입지 조건으로서 투자 매력도가 분명 크지만, 외국 투자자들은 카지노 사업을 협력하기에 한국 정부의 투명성이 낮다고 본다고 귀뜸한 바 있다. 외국 카지노 사업 면허권은 보통 수십년 짜리 장기 사업권이다. 운영에 관한 관리, 재무ㆍ회계 처리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외국 투자자와의 파트너십은 오래가기 힘들다.

외국 투자사가 한국 정부의 투명성을 운운한 것은 어쩌면 투자 회피의 핑게이거나 투자 기회를 잡지못한 자기 합리화일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

당장 관광공사 감사 선임건만 해도 그렇다. 은퇴한 지 한참 지난 방송인 쟈니윤을 전문 분야 직무인 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임명한 일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을 개혁하고자하는 측근 전문인의 ‘낙하산’ 인사도 아닌 전(前) 대선 캠프 재외국민본부장에 대한 보은성 인사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없애겠다며 기관장ㆍ감사의 전문성 자격 요건과 임원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대통령직 인수위의 일성이 불과 1년반전이다.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가보자. 싱가포르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관광위원회의 11명 이사는 전현직 항공, 호텔, 유통 CEO와, 회계, 공공부문 전문인으로 꾸려져 있다. 비단 관광 뿐아니라 제조, 금융 분야에서 월등한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사실 정부의 경쟁력이라해도 틀림이 없다. 세계 투명성 지수 순위에서 싱가포르는 5위, 한국은 46위(2013년 기준)다. 나란히 고도경제성장기를 거친 양국 정부가 만들어 낸 현주소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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