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반올림’ 측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제보 164건”
황상기씨 “협상 참여자 8명만 우선 보상 안돼”
삼성전자, ‘8명 先보상아니다’…“3명 반대 곤혹”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삼성전자 반도체ㆍ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람이 164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은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중 7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삼성SDIㆍ삼성전기ㆍ삼성테크윈(가나다순) 등 삼성그룹 내 전자 산업 부문 계열사 피해자까지 합하면 총 233명으로 집계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반올림’ 측 교섭단장인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고(故) 황유미 씨 부친) 씨는 “삼성에서 근무하다가 병에 걸린 사람이 200명이 넘는데 협상 참여자인 8명만 우선 보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 보상 방안을 추후 논의하자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작업 현장에서 일한 기간이 짧았다는 이유 등을 들며 보상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벌써 숨졌거나, 병세가 심해 거동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상황도 헤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삼성전자와 6차 협상에서 ‘반올림’ 측 협상단 8명 가운데 5명이 삼성전자 제안대로 협상 참여자 보상 논의를 먼저 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데 대한 반박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한 것이다.

황씨 등 다른 ‘반올림’ 협상단 3명은 포괄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게끔 산업재해 신청자 전원에 대한 보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올림’이 공개한 ‘피해자 현황 집계’를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등 DS(부품) 부문에서 근무한 노동자 39명이 산재를 신청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협상 참여자 8명만 보상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8명과 먼저 논의를 시작해 기준과 원칙을 세운 뒤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들에 대해서도 보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상 논의를 먼저 하자는 데 대해 다른 3명이 반대해 저희는 매우 곤혹스럽다”며 “‘반올림’ 가족 내부의 이견에도 삼성전자는 최종 협상 타결을 위해 투명하게 협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황씨는 “사과하는 사람이 사과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는 아니다”라며 “안전 보건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산재보상을 방해한 점,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를 폭행, 고소ㆍ고발한 점을 구체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재발 방지와 관련, 반도체ㆍLCD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약품 공개, 노동조합 설립 등을 수용하라고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한혜경 씨,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김미선 씨,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유방암에 걸린 박민숙 씨 등 피해자가 직접 참석해 증언했다.

한편 오는 21일 서울고법에서 김은경 씨(백혈병)와 송창호 씨(악성 림프종) 등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