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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심한듯 안 꾸민듯… ‘놈코어’<Normal+Hardcore>로 젊은 감성과 통했다
론칭 2주년 한국형 SPA 막내‘ 탑텐’ 인기
롱 · 크롭트셔츠등 트렌디한 디자인 다양
헨리넥셔츠에 진 매치 모던한 스타일 완성

수피마 원단 고급소재에 합리적 가격까지
‘베이직 아이템+감성 핏’ 10~30대 어필


직장인 M씨(34)는 상의부터 하의, 양말까지 모두 ‘탑텐(Topten)’ 제품으로 도배하는 자칭 ‘탑텐 매니아’다. 몸에 딱 맞는 실루엣에 빨아도 옆선이 흐트러지지 않는 면 소재 등이 자신의 ‘니즈’에 맞기 때문이라는 것. 티셔츠, 팬츠 등 베이직한 아이템들을 1만원 이하에 ‘득템’할 수 있는 실용적인 가격도 그에게는 매우 매력적이다.

2012년 6월 한국형 SPA(제조ㆍ유통 일괄)를 표방하며 후발주자로 나선 탑텐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가방을 만들어 수출하던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의류 브랜드다. 신성통상은 패스트패션의 ‘광풍’ 속에서도 기술력과 생산력 등 자체 소싱(Sourcing) 능력을 기반으로 국내 패션기업의 새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국내 SPA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던 유니클로도 처음으로 기간 한정을 넘어서까지 가격 다운정책을 펼치고 있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년만에 단일 브랜드로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 탑텐은 올해 매출 15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런칭 2주년을 맞은 한국형 SPA의 ‘막내’ 탑텐의 성공 비결은 뭘까.

탑텐이 제안한 올가을‘ 놈코어’ 스타일의 상의 제품들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에 감성적인 ‘핏(Fit)’을 더하다=라운드 그래픽 티셔츠, 맨투맨 티셔츠, 흰색 옥스퍼드 셔츠, 베이지색 면바지…. 그다지 멋을 낸 것 같지 않은 기본 아이템들이 탑텐의 대표 제품군이다.

이상원 탑텐 마케팅팀 과장은 탑텐 디자인의 키워드를 “기본 아이템에 감성적인 핏을 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자주 입는 의류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핏을 더했다는 얘기다. 유니클로가 10대부터 40~50대까지 아우르는 큰 시장을 타깃으로 ‘통핏’ 실루엣의 기본 아이템을 내놓은 반면, 탑텐은 1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시장을 좁게 잡고 조금 더 ‘트렌디’한 기본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면직물의 캐시미어’라고 불리는 고급 소재 수피마 원단을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수피마는 섬유의 길이가 일반 면보다 길어 부드러운 감촉과 자연스러운 광택, 뛰어난 색감을 갖고 있다. 또 일반 면보다 내구성이 높아 보풀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탑텐의 면 소재 의류가 잘 변형되지 않는 이유다. 

탑텐이 제안한 올가을‘ 놈코어’ 스타일의 상의 제품들

▶브랜드 통합발주…제작단가 낮춰 가격경쟁력 높였다=지오지아, 유니온베이, 올젠 등 한때 캐주얼 트렌드를 리드했던 브랜드들도 신성통상이 갖고 있다. 시대를 ‘구가’하다 표표히 사라진 것 같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다.
미얀마 등에 자체 공장을 갖고 있는 신성통상은 이러한 자체 브랜드들을 통합 발주해 제작단가를 확 낮췄다.

패션시장에서 유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소싱 능력. 업체 측은 자체 공장을 통해 오랜 시간 의류제품 생산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체 소싱 능력을 갖추지 못한 브랜드들은 단가 절감을 위해 싼 원단을 쓴다거나 디자인의 디테일을 축소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경쟁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탑텐은 런칭 2년만에 전국 66개 매장을 갖추는 등 공격적인 확장도 계속하고 있다. 에잇세컨즈가 27개, H&M이 5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탑텐은 올해 말까지 전국 매장을 74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탑텐의 플래그십 스토어 격인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 모습.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무심한 듯 멋 낸 스타일…올 가을 트렌드는 ‘놈코어’=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탑텐은 올 가을 스타일의 키워드로 ‘놈코어(Normcore)’를 제안했다.

노말(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인 놈코어는 멋을 내지 않은 듯 멋을 내는 고도의 스타일 전략이다. 탑텐은 올 가을 그 첫번째 컬렉션으로 화이트 셔츠를 선보였다. 코튼과 포플린 등 베이직한 소재에 루즈핏, 롱셔츠, 크롭트 셔츠 등 디자인의 폭을 넓혔다. 여성용은 바디라인을 강조한 실루엣으로, 남성용은 슬림 카라나 차이나 카라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특히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이 입고 나와 또 한번 화제가 된 ‘헨리넥’ 셔츠들도 다수 선보인다. 헨리넥은 셔츠의 깃을 제거하고 네크라인 중앙 부분에 단추를 3~5개 달은 스타일의 상의로, 영국 런던에서 개최하는 보트 레이스 ‘헨리로열 레가타’의 선수 유니폼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화이트 셔츠에 블랙 팬츠, 혹은 블랙 헨리넥 셔츠에 진을 매치하면 무심하면서도 모던한 멋의 ‘놈코어’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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