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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이 남긴 사랑과 화해...정치권에 닿은 여운은 달랐다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 100여시간 동안의 모든 방한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지만, 그가 남긴 울림은 우리 사회 곳곳에 긴 여운으로 남을 전망이다. “도움 필요한 자들을 밀쳐내지 말라”는 메시지는 정치권에도 똑같이 전달됐다.

하지만 이 같은 메시지를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린다. 특히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소속 의원들은 신도로서의 해석 이전에 정치적인 해석을 달리했다. 교황 방한 의미가 국회에서는 또다른 ‘정쟁거리’로 바뀔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회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교황의 이번 방한이 주는 의미는 오롯이 대한민국 곳곳에 사랑과 화해를 강조하는 행보”였다고 밝히면서 “이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정치적 메시지화 해선 안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세월호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정치권이 교황의 방한을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도 “교황의 방한은 평화와 관용, 화해를 강조한 지금까지의 행보에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면서 “우리 사회의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위로와 기도를 해주고, 교황의 뜻을 받들어 여당은 열린 소통을, 야당은 투쟁 만능주의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 가톨릭 신자들의 목소리는 여당 지도부의 해석과도 일맥상통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교황께서 공감하고 마음을 열 때 진정한 대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며, “우리 정치권도 교황처럼 미처 돌보지 못한 낮고 그늘진 곳, 소외된 곳이 없는지 끈임없이 민생 현장을 찾아서 이를 살피고 치유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은 교황의 방문을 단순한 종교적 행사로 그 의미를 축소해선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노 의원은 “교황이 말씀해 오신 정치,경제적 불평등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이는 네탓이 아닌 내탓이라는 마음으로 강자인 정부 여당이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을 받아 그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교황님 방한으로 위로와 치유의 공감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세월호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유족들이 동의할 수있는 특별법이다. 이는 교황님께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에 대해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교황의 방한 행보를 볼 때 세월호 유족과 수차례 만남을 가진 것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문제 해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여야간 엇갈린 해석으로 교황 메시지가 흐려지는 것을 경계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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