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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탈 · 탈출 · 오염 · 격리…서아프리카는 아비규환
라이베리아 극에 달한 에볼라공포
‘약탈ㆍ탈출ㆍ오염ㆍ격리… 아비규환의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전역을 아비규환으로 만들고 있다.

불안한 시민들이 에볼라 격리 센터를 공격하는가 하면, 이 상황을 틈타 격리됐던 감염 의심 환자들이 병원을 탈출했고 약탈된 물품들은 혈액 등 환자의 체액으로 오염돼 도시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협으로 서방 의료진이 속속 떠나는 가운데 환자를 돌볼 의사들과 의약품이 없어 사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주민들 사이에선 일부 지역이 격리될 수도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라이베리아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16일 저녁,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의 인구밀집지역인 웨스트포인트의 한 에볼라 격리시설에서 17명의 에볼라 환자들이 탈출했다.

이들은 시위대가 곤봉 등으로 무장해 에볼라 센터의 문을 부수고 달아난 상황을 틈타 집단 탈출했다. 전날엔 10명의 환자가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이곳을 빠져나갔다.

톨베르 은옌스와 라이베리아 보건부 차관은 이곳에 29명의 환자들이 에볼라 양성판정을 받고 격리중이었다고 밝혔다.

은옌스와 차관은 시위대가 다른지역에서 환자가 들어오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여러 언론들은 시위대가 격리 센터 운영을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을 목격한 레베카 웨세는 AFP통신에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약탈을 감행했다”며 “환자들이 모두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다행히 몬로비아 존 F. 케네디 병원이 34명의 환자 수용이 가능한 치료 센터를 열어 추가 환자 수용은 가능한 상태다.

약탈당한 담요와 매트리스 등은 환자의 혈액 등으로 오염된 상태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혈액, 토사물, 배설물 등 환자의 체액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도시 전체에 에볼라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정부가 웨스트포인트 슬럼가 전체를 격리시킬 수도 있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몬로비아 최대 빈민가인 이곳에는 빈곤층 6만~1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방 의료진의 철수로 라이베리아의 공중보건은 재앙을 맞았다. 라이베리아 의약/치의학 협회에 따르면 인구 400만명을 돌보는 의사 수는 25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한 명 당 1만6000명의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할 판이다. 설상가상으로 7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그 중 2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170명의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됐고 이 중 8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의료진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방 의료진들의 철수로 에볼라와의 사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서방 개발인력들 역시 속속 이곳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금까지 WHO가 보고한 에볼라 사망자 수는 1145명이며 감염자 수는 2127명에 이르고 있다. 케냐에선 3명의 에볼라 의심환자가 보고됐다.

또 나이지리아에서 인도로 가던 35세의 나이지리아 여성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에볼라 감염 징후를 보이던 중 사망해 에볼라 공포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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