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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하트 몸짓 · 깨알웃음 한마디…시종일관 ‘유쾌한 프란치스코’
지난 16일 충북 음성의 천주교 장애인 요양시설 꿏동네 희망의 집. 장애아동 및 장애인 등 요양소 거주민 80여명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들 모두 한명 한명의 머리와 아픈 몸을 쓰다듬었고, 입을 맞추고 손을 잡았다. 그 중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젖먹이 8명도 있었다. 그 중의 한 아기는 교황이 다가가도 입으로 손가락을 빨며 멀뚱멀뚱 쳐다보자, 교황은 아이의 손에 자신의 손가락을 쥐어주었고, 아기는 그마저도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교황이 아프다는 듯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모두가 웃었다.

이곳 호스피스 병동에서 11개월째 봉사하고 있는 의사인 아르헨티나 교포 임지형씨(39)가 교황에게 스페인어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왔다”고 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런데 여기서 뭐하고 있느냐?”고 농담을 던졌다.

유머와 장난기마저 따뜻한 감동이었다. 사제와 수도자들에게는 엄격했으나 낮은 땅의 상처받은 이들에겐 격의가 없었다. 웃음을 잃지 않았고 익살스러운 표정과 동작도 서슴없이 보여주며 벽을 허물었다.

특히 가장 익살스러웠던 하루가 꽃동네 방문 때였다. 희망의 집에서는 아이들을 향해 연신 머리에 두 손을 얹어 하트표시를 했고, 아이들의 ‘사랑합니다’세례에 엄지손가락을 쳐들어 화답했다. 장애인들을 만나느라 예정보다 30여분의 일정이 늦어진 교황은 바로 다음 순서인 한국 수도자 4300여명와의 만남에서 저녁 기도와 찬미 순서가 생략되고 바로 연설을 하게 되자, “오늘 저녁 기도는, 개인적으로 하길 바랍니다” “우리 방금 전 함께 기도를 하고 멋지게 노래도 불렀을 뻔 했죠?”라고 미리 준비된 원고를 즉석에서 고쳐 참석자들을 웃겼다.

지난 15일 광화문 시복식을 끝내고 교황은 당초 헬기로 대전월드컵 경기장까지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KTX를 이용했다. 대전역에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영접을 받고 교황은 “헬기 못 뜨게 어제 밤에 구름 불러온 사장님이군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은 지적인 사람이지만 계산하는 사람은 아니다. 마음을 따라가며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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