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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자 없는 법안 싸움…내상은 與보다 野가 더 컸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쟁점 법안을 놓고 여야가 갈 때까지 가는 극한의 대치국면에 빠질 때마다 대부분 야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특별법의 경우에도 여야는 합의 날짜를 넘기면서까지 ‘네탓 공방’을 이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야당의 지지율 하락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11~15일 전국 19세 이상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P) 새누리당 지지율은 45%로 지난주에 비해 0.6%포인트 정도만 하락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2.2%로 1주일새 지지율이 3.6%포인트 빠졌다. 하락 정도로 비교했을 때 새누리당보다 6배나 더 큰 셈이다. 나아가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9.8%포인트에서 3%포인트 더 늘어난 22.8%포인트로 벌어졌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이 합의가 깨지면서 본회의는 무산됐고 세월호특별법은 물론 다른 계류 법안들도 무더기로 잔류하고 말았다. 새누리당은 최초 합의를 깬 새정치민주연합에 책임을 돌렸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거대여당 노릇을 못하는 새누리당이 대승적으로 포용하라고 맞섰다.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조사에서 여야 모두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하락폭을 봤을 때 민심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더 싸늘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역시 지난달 16일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했다가 본회의조차 열지 못했던 순간에도 새정치민주연합만 지지율 하락의 쓴맛을 봤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전주 29.7%에서 28.2%로 내려앉았다. 반대로 새누리당은 40.3%에서 43.1%로 지지율이 올라갔다.

앞서 기초연금법을 갖고 이번처럼 여야가 막판까지 단 한발도 양보하지 않았을 때는 여야 모두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4월 29일 기초연금법 협의 난항으로 본회의가 무산됐을 때 새누리당 지지율은 48.7%에서 43.5%로 떨어져 28.1%에서 23.9%로 내려간 새정치민주연합보다 하락폭이 컸다. 하지만 당시 6ㆍ4 지방선거 한달 앞둔 시점에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여전히 20%포인트 수준인 점은 새정치민주연합에 큰 부담이 됐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핵안보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하러 가는 날까지도 원자력방호방재법이 처리되지 않던 시기 2주 동안 새누리당 지지율은 47.8%에서 50.2%로 오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38.3%에서 33.3%로 주저앉았다. 당시 원자력방호방재법 자체가 쟁점 사항은 아니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방송법 개정안과 연계시키는 바람에 통과가 지연됐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매번 여당의 발목잡기 공세에 당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원내관계자는 “야당 때문에 다른 민생법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는 억지 궤변에 우리쪽 논리가 통하지 않고 있다”고 푸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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