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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반올림 협상 속도낼듯…
협상 참여 피해자ㆍ가족 8명 중 5명 “先보상ㆍ실무 협의 가능” 전격 제안
“보상 대상 확대ㆍ종합 진단 수용” 삼성전자 전향적 태도에 마음 움직인듯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6차 협상에서 대화에 진전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팽팽하게 맞서던 선(先) 보상 여부와 재발 방지 대책 논의에 물꼬를 튼 양측은 향후 협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전 양측이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눌 다음달 3일 7차 협상에서는 관련 논의에 대한 세부 사항이 합의돼 타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14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등에 따르면 6차 협상장에서 ‘반올림’ 측 피해자와 가족 8명 중 5명은 “우리들에 대한 보상 논의를 우선 진행하자”며 “필요하면 실무 협의를 별도로 가질 수 있다”고 전격 제안했다.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대외 홍보를 총지휘하는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의 사과, 보상을 줄곧 주장해 왔던 삼성전자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일부 피해자와 가족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삼성전자의 전향적인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6차 협상에서 ‘반올림’은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산업재해 신청자 명단 33명을 제출했고, 이에 삼성전자는 명단을 면밀히 검토한 뒤 ▷소속 회사 ▷질병 종류 ▷재직 기간 ▷재직 중 담당 업무 ▷퇴직 시기 ▷발병 시기 등 6개항을 기준으로 보상 대상을 확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삼성전자는 ‘반올림’이 제시한 재발 방지 대책 중 사업장의 안전 보건 관리에 관한 종합 진단을 받자는 입장을 수용, 양측은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 접근에 성공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협상 참여자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먼저 한 뒤 보상 기준과 원칙을 정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양측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다. 우선 협상 참여 피해자와 가족 중 3명은 산재 신청자 전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명 중 1명인 황상기 ‘반올림’측 교섭단장(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고(故) 황유미 씨 부친)은 “삼성전자가 모든 의제에서 한발도 양보하지 않는다”며 “삼성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다른 희귀암 등 질병에 걸린 분들과 같이 끝까지 싸워 함께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반올림’ 내부 의견이 갈려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측 협상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협상장에서) 가능하다면 나머지 가족 세 분도 함께 논의에 참여해 보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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