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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능에 멍든 印 광부들…“각종 질병에 신음”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인도의 광업 중심지 자르칸드 주(州)가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오염된 땅이 되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 방치된 광부들과 그 가족들은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알자지라는 “인도의 우라늄 광업이 건강 위기를 촉발하고 있다”면서 북동부 자르칸드 주에 위치한 우라늄광 탄광지대의 실상을 보도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자르칸드는 인도 석탄 매장량의 35.5%, 구리의 40%, 철광석 20%가 집중돼 있을 정도로 광업이 발달한 곳이다. 특히 나르와파하르, 바틴, 자두구다 3곳에 있는 정부 소유의 우라늄 광산에서 50년째 우라늄광 채굴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인도 정부의 ‘안전불감증’과 무사안일한 태도다.

올해 35세였던 우라늄 광산 노동자 아그누 무르무. 그는 이 사진을 찍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암으로 숨졌다. 뼈가 앙상한 모습의 그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자료=알자지라]

방사능 피폭에 대한 위험성을 광부나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능 폐기물을 길거리나 민가에 무분별하게 버리고 있다.

또 캐낸 광석에서 쓸모없는 것을 골라내는 선광 작업에서 발생한 부스러기는 주변의 하천과 연못으로 흘러들어가 2차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인 상미트라 가데카르는 “우라늄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작업복을 한 벌밖에 받지 않는다. 일주일 내내 방사능 물질에 찌든 옷을 입고 출퇴근하고 있다”면서 “아내와 딸이 작업복을 (방사능에)오염된 연못에 빠느라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르칸드의 우라늄 광산지대는 이미 토양, 대기, 수질환경이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방사능 피폭에 따른 각종 질병으로 주민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선천적 기형, 불임, 자연유산, 암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급증했다.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기형이었다는 자두구다 주민 진기 비룰리(42). 그의 양손은 모두 중지와 약지가 붙어있다. 이 같은 외모 때문에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고 있다는 비룰리는 요즘 ‘반즈’(불임)라고 불리는 어린 소녀들을 보면 더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자료=알자지라]

가데카르는 자두구다 주민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국영 우라늄기업 UCIL이 1967년 우라늄광 채굴을 시작한 직후 기형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과도하게 많아졌으며, 만성 폐질환으로 고생하는 주민들도 급격히 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을 책임지는 곳은 아무도 없다. UCIL 대변인인 피나키 로이는 자두구다에서 생산되는 우라늄광의 품질이 낮아서 오염물질이 더 많이 유발되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되려 “이곳에 와서 보면 우리(UCIL)가 이곳 주민들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데 얼마나 도움을 줬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의 절망은 깊어만 가고 있다.

시민운동가인 간샴 비룰리는 “정부와 기업들은 이곳 부족민들의 생존에 아무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우릴 우라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니피그처럼 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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