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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방한으로 본 아시아 가톨릭의 현주소는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즉위 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번 방한을 계기로 바티칸이 아시아에서 교세를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0%가 몰려있지만, 전세계 가톨릭 신자 중 아시아 비중은 12%에 불과하다”면서 “교황의 방한은 아시아에서 바티칸이 맞는 도전이자 기회”라고 분석했다.

실제 유럽과 미국에서 최근 가톨릭 신자 수가 갈수록 감소하면서 아시아는 이를 만회할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중남미인 72%, 유럽인 33% 가량이 가톨릭 신자인 반면, 아시아에서 그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아시아에서 가톨릭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과 베트남에서도 전체 인구와 비교하면 각각 10%, 7%에 그친다.


그렇지만 이는 바꿔 말하면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충분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반드시 아시아로 가야 한다”고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도 13일 브리핑에서 “전 세계 모두가 아시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면서 “가톨릭 인구는 적지만 가능성이 큰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티칸이 아시아에서 교세를 확대하기 위해선 개신교와의 선교 경쟁이 불가피하다.

개신교는 풍부한 자금 조달력, 효과적인 소규모 풀뿌리 선교조직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신도 수를 불려왔다.

뿐만 아니라 힌두교ㆍ이슬람교와의 마찰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힌두교 신자가 대다수인 인도의 경우 가톨릭 신자가 1300만명으로 많이 늘었지만, 독실한 힌두교 민족주의자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취임으로 이 같은 기세가 꺾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시아 각국 천주교 신자 규모. 단위는 100만명. [자료=WSJ]

일부 힌두교 보수단체들은 기독교 개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우려를 가중시킨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는 가톨릭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은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법’ 위반으로 목숨을 잃은 곳이다.

가톨릭 인구가 전체의 4%뿐인 말레이시아에선 종교의 자유를 헌법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최근 법원에서 성당이 신을 ‘알라’로 표현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경직된 분위기다.

한편 교황 방한으로 60년 간 냉각됐던 바티칸과 중국 간 관계에도 이목이 쏠린다. 바티칸과 중국은 지난 1957년 공산당이 관제가톨릭교단인 천주교애국회(CPA)가 주교를 임명하도록 하면서 외교관계가 단절됐다.

특히 1966년~1976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교세가 급격히 줄었지만, 현재 지하교회를 중심으로 120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막대한 인구, 공산주의 약화에 따른 종교적 공백 등도 바티칸으로선 매력 요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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