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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ㆍ朴대통령, 한국만의 상처 보듬을 얘기 나눈다…사랑과 평화의 ‘프란치스코 이펙트’ 주목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4박 5일 일정으로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체류 첫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ㆍ정상면담ㆍ선물교환식ㆍ정상연설 등을 통해 대략 1시간 30분간 얼굴을 맞댄다. 이 가운데 약 20분 동안 진행되는 정상면담에서 오고갈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상면담엔 박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우리측ㆍ교황청 측 인사를 합쳐 단 6명만 함께 한다.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장관ㆍ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교황청에선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교황대사가 배석한다. 짧지만 속깊은 대화를 나눌 여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면담 주제는 정치적인 문제보다 인도적인 문제들, 그리고 시복 관련한 말씀이 당연히 오갈 것이고,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교황께서 기도해달라고 한 적이 있으니 그런 얘기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착좌식 때부터 그의 한국 방문을 요청하는 친서를 두 차례나 보내고, 교황청 관계자에게도 교황 방한을 구두요청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인 만큼 이날 면담에선 한국만의 상처를 보듬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를 배제한 인도주의적 문제와 남북관계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을 감안할 때 이번 정상면담에선 우선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에 관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한반도의 평화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즉위 직후인 지난해 3월 31일 부활 대축일 강복 메시지를 통해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면서 “한국과 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세계가 기도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관련, “단순히 천주교만의 행사가 아니라 세계적인 종교지도자께서방한해서 이 땅에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이날 면담이 박 대통령이 진행할 8ㆍ15 광복절 경축사 하루 전에 치러지는 것이어서 남북관계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면담에서 인도주의적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도 특기할 만하다. 우선 신앙의 자유를 포함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지속적이고 조속한 추진에 관해 박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식을 같이하고 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어떤 식으로 언급될지도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 명당성당에서 ‘평화와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할 예정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만남의 시간도 예정돼 있다. 박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기에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화에서도 이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여성 인권이나 종교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룰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 등으로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급의 폭이 넓어지면 외교ㆍ정치적 사안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아울러 박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한국 사회의 갈등 치유를 위한 메시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집전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앞서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을 따로 만날 예정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면담 이후 20분간 정상연설을 한다. 정부 고위인사와 사회 각계 인사 200여명이 대상이다. 면담에서 다룬 내용을 포함해 한국의 문제 뿐 아니라 세계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먼저 연설하고 뒤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영어로 연설한다. 교황은 박 대통령과의 정상면담에선 스페인어를 구사한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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