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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와 연합전선…현대제철 견제
세아그룹, 포스코특수강 인수 추진 왜?
동부특수강과 동시인수 1위 수성
2차 공정 진출 가능성도 커져


특수강업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이 먼저 손을 잡았다.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이 인수해 현재 특수강 1차 공정 분야 국내 1위인 세아베스틸의 시장 기반을 탄탄히 한다는 전략이다. 양측은 조만간 매각 논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양측은 “매각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아그룹은 2차 가공업체인 동부특수강도 인수해 동종 분야 계열사인 세아특수강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도 세아그룹을 물심양면 돕는 모양새다. 배경에는 특수강 시장 진출을 선언한 현대제철이 있다.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특수강 업계에, 현대차라는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ㆍ내부 수요)’를 확보한 현대제철의 등장은 오랜 시간 구축해온 특수강 시장 구조를 뒤흔들만큼 위협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특수강 공정은 쇳물을 봉강과 선재로 만드는 1차 공정과 봉강과 선재를 공급처에 맞춰 가공하는 2차 공정으로 나뉜다.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이 1차 공정 업체고, 동부특수강과 세아특수강이 2차 공정업체다.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이 각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며 독보적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해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 내에 특수강 공장을 착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이 공장에서 봉강 60만t, 선재 40만t 등 연산100만t 규모의 고청정 특수강 소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봉강은 세아베스틸, 선재는 포스코특수강의 주력 제품으로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세아베스틸이 자동차업계에 공급하는 물량의 70~80%가 현대차로 간다. 현대제철이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세아베스틸은 최대 납품처를 잃을 공산이 크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면 기존에 봉강에만 한정돼있던 제품군을 선재까지 넓혀 현대제철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2차 가공 시장은 동부특수강이 매물로 나오면서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동부특수강은 세아특수강에 이어 업계 2위의 알짜 회사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을 통해 2차 공정 시장에 진출하고, 이어 동부특수강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왕왕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차량생산공정 수직계열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 이러한 전망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세아그룹이 일찌감치 TF까지 구성하며 동부특수강 인수에 적극 나선 것도 어찌보면 불가피한 일이다. 세아특수강의 업계 1위 수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포스코가 세아그룹에 포스코특수강을 넘기려고 하는 이유도 동부특수강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동부특수강은 포스코에서 원소재(특수강선재)를 공급 받고 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소재를 쓰게 되고 이 경우 포스코의 공급량은 줄어들 공산이 크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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