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링코리아(PWK) 한대호 대표는 14일 “허동환에게 신개념 프로레슬링 이벤트 개최와 운영에 관한 아이디어를 요청했고, 그로부터 수시 아이디어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수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년간 코미디연극 공연을 펼친 개그맨이 프로레슬링에 과연 어떤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연극 공연과 프로레슬링 대회는 둘다 실력을 탄탄히 갖춘 하에서 흥행과 인기를 추구하는 장르라는 데서 적잖은 공통점이 있다. 특히 한 대표가 ‘뮤지컬 요소를 가미한 프로레슬링’을 추진하고 있어 두 장르간 간극은 더욱 좁혀진다. PWK 측이 허둥9단의 아이디어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한대호(왼쪽) 프로레슬링코리아(PWK) 대표가 절친인 ‘허둥9단’ 허동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미디계 아이디어 뱅크로 손꼽히는 허동환은 프로레슬링에 접목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
한 대표는 이날 “삼국지의 유비가 제갈공명을 삼고초려해 책사로 초빙했던 것처럼 프로레슬러다운 방식으로 허둥9단이라는 아이디어뱅크를 끌어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허동환을 초빙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획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드러난 내막은 이렇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둘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며칠 전 정오무렵까지 늦잠을 자던 허동환에게 한 대표가 전화로 면담을 요청했다. 졸릴 눈을 비비고 나온 허동환에게 한 대표는 다짜고짜 “아이디어를 내놓으라”며 닦달했다. 허동환은 잠결에 아이디어가 바로 나올 리도 없거니와 맨입으로 아이디어를 넘길 수 없다며 퇴짜를 놨다.
허동환에게 헤드락 기술을 걸고 있는 한대호 대표. 한 대표의 웃고 있는 표정에서도 보듯 실제 강하게 기술을 건 것은 아니다. |
그러자 한 대표는 프로레슬링 기술인 헤드락으로 허동환을 제압한 뒤 그대로 그를 들쳐업고 인근 갈비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미리 나와 있던 PWK 헤비급 챔프 이예성과 함께 셋이서 갈비 20인분을 먹었다. ‘맨입’이 아니게 된 허동환은 한 대표와 이예성의 위협적인 눈빛을 읽고 거절하기 어렵다고 판단, “앞으로 정기 회의는 자진해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하게 됐다. 코미디와 프로레슬링이 뒤섞인 한판의 촌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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