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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서 15명 대리출산 일본인 왜? “상속자 원했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태국에서 대리모 출산으로 9명의 아이가 발견된 사건을 둘러싸고 아이들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일본인 남성이 왜 그토록 많은 아이를 갖고 싶어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부로 지목된 일본인 남성은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일하는 사업가 시게타 미츠도키(24)로 알려졌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게타의 법률대리인은 “그가(시게타) 아이가 없고 거액의 자산을 물려줄 후계자를 원했다”며 “아이를 두는데 어려움이 있어 대리출산의 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국 경찰청은 12일 “젊은 남성이 정자를 제공하고 애정도 인연도 없는채 다수의 아이를 만드는 것은 사회에 해가 될 수 있다”며 “경찰은 불법행위가 있으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태국에서 대리출산 아이들 9명이 발견된 일본인 남성 소유 방콕 아파트 전경. [출처:아사히신문]

그러나 사건은 수사를 거듭할수록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5일 최초로 태국 경찰이 아파트를 수색했을 당시 집에 있던 일본인 여성(27)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로 밝혀졌다. 현지경찰은 이 여성과 일본인 남성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대리모를 구할 때도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았다”고 시게타 대리인은 말했다. 아파트 인근 주민은 한 중년의 보모가 젊은 여성들에게 “대리모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을 거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리모 여성들은 1인당 30만바트(약 965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방콕 중심부의 생식의학클리닉에서 수정란을 이식받고 임신 후에는 시내의 복수 병원을 옮겨다녔다.

아기들의 생모와 대리모는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은 “이 아기들의 생모가 다양한 국가 출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기 9명의 얼굴 생김새는 서로 매우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정난을 이식해 준 클리닉은 대리출산과 관련한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어서 현지경찰은 압수수색을 벌였다. 태국 보건당국은 이 클리닉을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일본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아동학대로 보고 있다. 데츠카야마대학의 사이무라 마리 교수(아동복지학)은 “대리출산으로 15명의 아이를 낳는 것은 전대미문”이라며 “아이를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과 같고, 이것은 학대로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리모는 원래 자궁이 없는 여성들과 그 배우자가 의뢰하는 수단”이라며 “보모가 기계적으로 우유를 먹이거나 옷을 갈아입히거나 하는 것만으로 친자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태국 대리출산 사건은 지난 5일 태국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2주~2세 이르는 아이들 9명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 아이들은 유전자 검사결과 아버지가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까지 시게타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DNA를 비교할 수 없어서 생부가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은 남성 1명이 대리모 출산한 사례로는 아기 수가 이례적으로 많아 상업적 대리출산, 아기밀매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시게타는 2010년부터 적어도 41회 태국 출입국을 반복했고 이 가운데 수차례는 아이를 데리고 출국했다. 시게타는 아파트 수색 직후인 7일 새벽 마카오로 출국해 자취를 감췄다. 태국 경찰은 일본과 캄보디아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아이들은 현재 공공보육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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