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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럭셔리] 905억원 대저택 생활·유산 상속…펫 팔자가 ‘상팔자’
英 패션디자이너 페트라…애완견 5마리 생활공간 마련
패리스 힐튼은 2층짜리 별채 지어…오프라는 3000만달러 유산 물려줘

샤넬 수석 디자이너 라거펠트…고양이에게 개인 집사 두기도


[특별취재팀=김현일 기자] 좋은 것을 먹이고 싶고, 입히고 싶고, 원하는 것은 뭐든지 사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아니다. ‘주인’의 마음이다. 반려동물이란 말의 의미 그대로 내 편이 돼 주고,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자식 같은 애완동물에게 주인은 뭐든지 해주고 싶을 뿐이다. 그런 주인이 어마어마한 재산을 쥐고 있는 슈퍼리치라면? 주인 잘 만난 펫(pet)들에겐 사람 못지 않은, 때로는 그보다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

페트라 에클레스톤 LA집

▶ ‘펫’만을 위한 러브하우스=개집이라고 해서 겨우 개 한 마리 웅크리고 자는 초라한 형태의 집을 떠올려선 안 된다.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은 자신의 집 못지 않게 애완견들을 위한 보금자리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32만5000달러를 들여 강아지 7마리가 생활할 2층짜리 집을 별도로 지었다. 핑크 마니아인 주인 취향을 그대로 보여주듯 집 내ㆍ외부는 온통 분홍 빛깔이다. 집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에 달려 있는 크리스탈 샹들리에부터 눈에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들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에어컨과 히터도 설치돼 있다. 1층은 강아지들의 거실로 쓰이고, 2층에는 침대와 강아지들 옷이 보관된 옷장 그리고 크기는 작지만 패리스의 것과 똑같이 생긴 가구들이 놓여 있다. 이 정도면 사람이 사는 집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오히려 더 호화스러울 정도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영국의 패션디자이너 페트라 에클레스톤은 2011년 느닷없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대저택을 5200만 파운드(한화 905억원 가량)에 사들여 이사했다. 다들 그녀가 갑자기 LA에 집을 마련한 이유를 궁금해 했다. 페트라는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편안하게 지내려 한다”는 짧은 답변만 내놨다. 그러나 이내 진짜 이유를 밝혔다. 자신의 5마리 애완견들을 위해 넓은 집이 필요했다는 것. 그녀는 이미 영국 첼시에 6층 규모의 5600만 파운드(975억원 정도)짜리 대저택을 갖고 있지만, 강아지들이 뛰놀기에는 너무 좁다고 판단했다. 페트라는 평소 애완견에게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LA의 대표 부촌(富村) 홈비 힐스(Holmby Hills)에 위치한 새 저택은 5300㎡(약 1600평) 규모로 14개의 방과 수영장 등이 있다. 페트라의 애완견들이 뛰놀기에 이만한 데가 또 있을까? 참고로 페트라는 레이싱 대회 F1의 창시자이자 억만장자 버니 에클레스톤 가문의 둘째 딸이다.

패리스 힐튼 도그맨션

▶죽거든 유산은 모두 펫에게=혹여 주인이 죽는다 해도 애완동물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인님께’ 생전에 밉보이지만 않으면 주인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애완견들이 바로 그렇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미 네 발 달린 ‘아기’들에게 자신의 재산 중 3000만 달러를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총 29억 달러(2조9900억원 가량)에 달하는 재산에 비하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오프라는 자신이 죽고 난 후 남겨질 애완동물들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유산을 상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프라보다 오래 사는 강아지들이 받는 유산은 310억원 정도다. 

오프라 윈프리 애완견

독일의 군터 4세라는 이름의 셰퍼드도 비슷한 경우다. 1992년 카르롤타 리버슈타인 백작 부인은 죽으면서 당시 8000만 달러 상당의 재산을 그간 키워오던 군터 3세에게 물려줬다. 2000년 군터 3세가 죽으면서 그 유산은 다시 아들 군터 4세에게로 상속됐다. 물려줄 당시 유산은 3억7200만 달러(약 3835억원)로 불어나 있었다. 덕분에 군터 4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동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마돈나가 전에 갖고 있던 마이애미 저택과 바하마의 빌라도 지금은 군터 4세 명의로 돼 있다. 식사도 평범한 애완견들과 다르다. 군터 4세에게는 매일 같이 캐비어와 스테이크가 제공된다. 모두 주인 잘 만난 상속‘견(犬)’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칼 라거펠트 고양이.

▶집사 달린 고양이 =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딱 고양이 한 마리만 키우고 있다. 올해 82세인 그에게 흰색 샴 고양이 슈페트(Choepette)는 딸 같은 존재나 다름없지만, 라거펠트는 ‘결혼하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고양이라고 말한다. 슈페트에게는 두 명의 개인 집사가 하루 종일 따라다닌다. 집사들은 슈페트의 감정 변화와 건강 상태, 식사량 등을 빠짐없이 일기장에 기록해 라거펠트에게 보고한다. 라거펠트는 그 일기장을 보며 슈페트가 오늘 하루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그렇게 쓰여진 일기가 아홉 달 동안 총 600쪽에 달한다고 한다. 라거펠트는 아예 이것을 책으로 낼까 생각 중이다. 하루에 두 번 슈페트의 털을 빗겨주고, 주기적으로 매니큐어를 칠해주는 것도 집사들의 몫이다.

주인이 샤넬의 대표 디자이너이지만 슈페트는 정작 샤넬의 향수 냄새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식사도 바닥에선 절대로 하지 않는다. 주인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겸상을 해야만 밥을 먹는 도도한 고양이다. 마치 까칠한 부잣집 아가씨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라거펠트의 눈에는 슈페트의 모든 행동이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슈페트 이외의 고양이를 들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나에게 고양이는 슈페트 하나 뿐이다”라고 잘라 말할 만큼 그는 오로지 ‘슈페트 바라기’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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