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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아프리카 ‘에볼라 괴담ㆍ미신’과 힘겨운 전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콜라나무 열매 먹기, 따뜻한 짠물로 목욕하기, 항생제ㆍ비타민C 챙겨 먹기…’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아프리카에선 근거없는 처방법과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 나이지리아가 최근 주변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에볼라 창궐로 팽배해진 이 같은 미신을 뿌리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의 지방정부는 최근 ‘소문 관리자’(rumor manager)를 임명해 에볼라와 관련된 미신을 타파하는 임무를 맡기고 있다.

<사진> 전례없는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아프리카의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에서 각국 정부가 더이상의 감염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정부는 ‘소문 관리자’까지 임명하면서 에볼라 미신 근절에 나섰다. [자료=미국 CDC]

이와 함께 스스로 기적을 행한다고 자처하는 목사들에게 가짜 에볼라 치료법 등 ‘사악한 거짓말’을 사람들에게서 떨쳐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 나이지리아 정부는 올바른 에볼라 예방수칙과 대처방안을 담은 전단지를 배포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캠페인에 나섰다. 아프리카 최대 통신업체 MTN그룹과 바르티에어텔도 에볼라 위험성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나이지리아 인근의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에볼라 피해가 급증하자 에볼라와 관련된 온갖 헛소문들이 일파만파 퍼지며 불안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나이지리아에서 2번째 에볼라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굿럭 조너선 대통령이 지난 8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시민들의 공포가 극대화되며 소문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구 2000만명에 이르는 라고스에선 이런 미신들을 억제하느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바바툰데 파숄라 라고스 주지사가 나서 손을 자주 씻고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촉구했지만 미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자이드 이드리스 라고스주 보건국장은 “소문은 그 자체로 많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옮기면서 소문들에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신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나이지리아 언어ㆍ민족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나이지리아는 250개 이상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500개가 넘는다. 정부나 세계보건기구(WHO)의 홍보 활동이 효과가 적은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비영리단체 ‘국경없는 통역사회’(TWB)의 공동 설립자 로리 시크는 “나이지리아 인구 70%만 4대 언어인 영어, 하우사어, 이그보우어, 요루바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에볼라는 ‘무지’의 병”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인구 1억7000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인 나이지리아에선 지금까지 2명의 에볼라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니예부치 추쿠 나이지리아 보건장관은 11일 라고스에서 8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의심환자 177명이 특별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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