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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의 ‘묘수’…C&C 반도체 모듈 진출, 숨은 효과는..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SK C&C의 반도체 모듈 사업 진출이 ‘묘수(妙手)’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그룹 주력사업의 경쟁력 훼손없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신성장 동력도 마련하는 동시에, 최태원 회장의 그룹 경영권까지 더욱 단단히 하는 ‘일거다득(一擧多得)’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SK C&C의 반도체 모듈사업 진출에 대한 업계와 증권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IT서비스를 대신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평가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등이 만든 반도체를 바탕으로 스마트 모듈을 조립하는 역할만을 SK C&C가 수행하므로 그룹내 사업부문 충돌 우려도 없다. SK하이닉스 등에서 SK C&C에 반도체를 팔면, 여기에 ‘모듈화’라는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더해 다시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수한 홍콩소재 스마트디바이스 제조 및 유통업체인 ISD테크놀로지의 기술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의 연계 등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모듈 사업의 연착륙 예상되며, 기존 엔카, 에코폰 사업과 함께 IT서비스사업의 부족한 매출 성장성을 보완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에너지와 내수에 쏠린 사업구조에서 IT제조와 수출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아울러 SK C&C&는 관계사 매출비중을 줄임으로써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해갈 수 있다. 1분기 SK C&C의 매출 5238억원 가운데 관계사 부분은 2027억원으로 비중이 39%에 달한다.

SK의 이번 행보는 2002년 현대차그룹 지주사격이던 현대모비스가 만도의 사업장 일부를 인수 자동차 모듈 사업에 진출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1,2차 협력업체가 생산한 부품을 모듈 형태로 조립하는 사업에 뛰어들어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이로써 자동차 A/S 부품 유통 기업에서 자동차 모듈 전문회사로의 이미지를 쇄신효과도 거뒀다.

현대모비스의 성장이 정 회장의 경영권을 안정시킨 것처럼, SK C&C의 기업가치 상승도 최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도움이 된다.

SK는 최 회장이 33.1% 지분을 가진 SK C&C를 통해 그룹 지주사인 SK㈜를 간접지배하는 ‘옥상옥(屋上屋)’ 구조다. 지주사가 지주사가 아닌 다소 낯선 구조를 해소하려면 최 회장이 가진 SK C&C 지배력과 SK C&C가 가진 SK㈜ 지배력을 바꿀 방법이 필요하다.

SK C&C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13일 10조원을 돌파해 SK이노베이션을 멀찌감치 제치고 SK하이닉스, SK텔레콤에 이어 그룹내 3위를 굳혔다. 최 회장 지분가치도 3조3100억원으로, SK C&C의 SK㈜ 지분가치 2조3000여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돈다. 주가가 조금 더 오르면 SK㈜의 자사주 15.96%(시가 1조2000억원 상당)까지 포함할 만한 가치다. SK C&C와 SK㈜ 합병 후 분할이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최 회장은 지주사 SK㈜ 지분을 최대 47%를 확보할 수 있고, SK㈜는 SK C&C를 지주내로 편입시킬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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