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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백종원> 중요한 일 먼저, 디자인 먼저
- [라이프칼럼]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기관에서 제한된 자원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집중과 선택, 효과적인 프로세스, 성과의 도출’을 위한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여 이루는 성과는 각자가 다 다르겠지만, 비전과 목표가 명확하고 이를 서비스로 구현하여 제공하면 고객과 수익, 명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중요한 일 먼저’하는 데서 시작한다. 중요한 일은 ‘흔들리지 않고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사용자가 욕구가 수요가 되는 것, 사회와 자연이 함께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투자의 우선순위로 정하기도 불필요한 일을 제거하기도 어렵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것을 찾고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선택을 하는 일은 목표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성공의 전제가 된다.

기업에서 기본이 되는 일에 집중한다는 것은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경쟁자들과 차별화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은 피카소의 ‘단순화된 본질’을 지향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기존의 구객과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찾아 내어 ‘기술적 상상력으로 창조적 생산’을 구현하는 디자인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B&O의 조각과도 같은 오디오기기들은 음악감상은 물론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이 살고 있는 사회와 후손과 함께해야할 자연과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유한양행의 나무심기나 탐스 슈즈는 ‘기업의 자연보호와 사회적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기술 차별화가 많지 않고 트랜드가 급변하는 세계화시대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수요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한 일들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과거 기술이나 가격,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를 확대하는 방법보다는 사용자 선호와 편의에 의한 ‘제품·서비스 디자인이 우선’되고 있다. 기능과 성능중심에서 사용성과 디자인중심으로, 공급자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평범과 성능보다는 개성과 감성중심으로 트랜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폰이 손목시계로, 출퇴근 모바일 쇼핑객 중심으로, 병원에서도 환자중심의 서비스디자인으로, 3D 프린터 보급으로 1인 생산방식으로, 가격보다는 디자인으로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객중심의 제품·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창출에 성공한 기업들은 ‘디자인을 먼저’개발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기 이전에 먼저 ‘디자인을 우선(Design Driven)’하여 조사·연구하고 고객의 참여로 디자인을 함께 개발하고 이에 맞추어 기술과 마케팅 개발하고 가격까지 결정하는 프로세스로 혁신하고 있다. 생산자중심 공급에서 가격은 원가에 이익을 더한 액수로 원가절감과 생산기술이 중요하였다. 시장중심 공급에서 가격은 이익에 가치를 더한 액수로 기능과 품질로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객중심 디자인시대에서는 가격은 고객의 선택과 기회비용으로서 제품·서비스의 명확한 컨셉트와 차별성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개발에 앞서 디자인개발을 먼저하는 ‘디자인우선’전략으로 혁신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고객중심의 조사·분석을 통해 기능의 편안함, 사용의 즐거움, 개성을 표현하는 상징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과 감성,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고객의 욕구를 수요로 창출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디자인을 우선하는 기업일수록 고객 충성도는 물론 브랜드 인지도, 투자대비 수익율이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 혁신기술, 엔지니어링도 매우 중요하다. 사이먼은 과학기술과 디자인의 접근방식의 차이를 “자연과학은 사물이 어떠한가에, 디자인은 어떠해야만 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앵무조개가 나선을 5백만 배 확대하면 허리케인의 소용돌이가 되고, 이것을 다시 60조 배로 확대하면 성운의 모양과 일치한다”고 과학자는 증명한다. 이를 찰스 임즈는 사진 10장으로 우주와 DNA의 이미지와 구조를 간결하게 설명하였다. 이렇게 자연과 인공물,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나 이미지는 복잡하고 각기 다르게 보이지만 간결한 수학적 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디자인은 생산적인 추론과 사용자의 문제 발견-해결중심의 제안을 하여 가치를 혁신하는 분야여서 기술을 사용자중심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점에서 기술과 가격 차별화보다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시장의 트랜드를 선도하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서 기획, 생산, 마케팅 보다도 제일 먼저 디자인중심 선행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산자부에서 기술개발사업에 디자인분야를 연구·개발에 참여하도록 하여 산업 내에서 연구개발과 생산, 마케팅을 촉진하여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디자인 먼저’투자를 하면, 제품·서비스의 컨셉트는 고객의 필요로 명확해지고 높은 품질의 제품의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 그래서, 초기시장 선점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많은 투자가 필요한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함으로서 보다 효율적인 기술개발과 마케팅을 가능하게 한다.

영국에서 디자인 투자에 대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생산제조과정의 기술투자보다 약 30배의 효과가 있고 고수익 창출에 대한 동일한 효과를 위한 디자인개발비는 기술개발비의 10분의 1로서 투자회수 기간은 약 3분의 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디자인은 ‘기술을 상용화하는 기술’로서 기업의 R&D결과를 시장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인기반기술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 먼저, 디자인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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