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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흔드는 ‘차이나머니 슈퍼파워’
제조업서 IT·엔터테인먼트까지
中자금 국내기업 투자·인수 급증
증시 주축 기업, 中 의존도 심화


한국 자본시장에 중국발 황사바람이 거세다. 중국 기업이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차이나머니(중국계 투자자금)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국 기업은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한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고 있다. 차이나머니는 주요 산업을 재편하는 핵으로 떠올랐다. 전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업체들이 3~5위에 포진했다. 중국의 공세는 조선을 비롯해 전자, 기계, 철강, 유화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韓기업 쇼핑하는 中= 중국동영상사이트 소후닷컴은 지난 6일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에 1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후닷컴은 2대 주주가 됐다. 앞서 국내 IT업체들에 발빠른 투자를 단행한 텐센트는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보유한 텐센트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몇년새 국내 중소형 IT기업을 사들였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합병으로 이미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CJ게임즈에 5억 달러를 투자, 3대 주주가 됐고 리로디드스튜디오 등 국내 10여개의 게임업체에도 투자했다.

한때 한국 온라인게임을 공급받아 서비스하던 텐센트는 시가총액 125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게임사로 성장했다. 텐센트의 기업가치는 국내 1~2위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몇십개 사고도 남을 정도다. 텐센트의 행보에는 한국의 기술력을 확보해 국내 IT업계를 장악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디자인과 상품기획력이 부족한 중국 기업은 아비스타, 서양네트웍스 등 패션브랜드도 속속 인수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국내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도 중국업체들이 눈독들이고 있다. 다음달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인 동부하이텍 실사작업에 중국 반도체 업체 한두곳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산업 재편의 큰손=얼마전 스마트폰시장에는 ‘샤오미쇼크’가 강타했다. 지난달말 미국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레노버·샤오미가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총 17.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들 제조3사의 판매량 합계는 1년새 두배가량 늘었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는 처음으로 세계 5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기존 빅3였던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는 동반 하락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구도의 새판짜기가 예고됐다. 중국은 정체된 스마트폰시장의 새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산업 재편의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1위‘를 십수년째 고수하던 국내 조선업계도 후발주자인 중국에 선두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선박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백색가전 부문에서도 중국은 이미 선두고지에 올라섰다. 칭다오냉장고로 출발한 하이얼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소매기준 백색가전 점유율에서 2009년부터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 TV 제조사들도 평판 TV는 물론 UHD TV 시장에서도 톱5로 부상했다. 국가 기간산업인 정유·화학산업, 철강산업도 중국의 공세에 멍들긴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산업 측면에선 증시의 주축을 이루는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양상”이라면서 “중국 자금 유입은 글로벌투자자금 다각화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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