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 사람> “기본·원칙·소통…안전 시작점이죠”
- 20만마일 안전항행 위업…최무선함 김태훈 함장
한국잠수함史의 세번째 유의미 기록…우수 승조원 확보·관리에 더 힘쓸터


기본과 원칙, 그리고 부대원과의 소통.

지구를 아홉 바퀴 반 돌고 2000일 이상 바다 밑에서 잠항해야 가능한 20만마일 안전항행이라는 위업을 이룸으로써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에서 한획을 그은 최무선함의 김태훈 함장(43·해사49기)이 소개한 ‘안전’의 교훈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최무선함은 지난 7월17일 20만마일 안전항행 기록을 달성했다. 2011년 장보고함과 올해 이천함에 이어 대한민국 잠수함 중 세 번째 기록이었다. 김 함장은 “지금껏 잠수함을 운용해온 국가 중에서 중대한 안전사고가 없었던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잠수함 도입 이후 승조원들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에 대해서는 기본과 원칙을 고집하며 부대를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무선함은 이와 함께 1995년 취역 후 해군 잠수함 최초로 원양항해 성공과 최초의 해외 잠수함 탈출구조훈련 참가 등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한번 작전에 투입되면 보통 한달, 연평균 140일 가까이 밀폐되고 협소한 공간에서 지내야하며 한반도 해역의 수중환경이 특히나 복잡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대기록이다.

잠수함의 특성상 항해 전후 정박하면 잠수함 구석구석의 1000여개의 각종 스위치와 밸브 등을 세팅하는 고단한 일도 감내해야 한다. 김 함장은 “해외 훈련에 처음 참가했을 때 외국 잠수함들은 장비 고장으로 훈련을 중도포기했지만 최무선함만은 끝까지 훈련을 마치면서 승조원들은 힘들지만 그만큼 이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이렇게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잠수함 운영이 20만마일 안전운항의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김 함장은 세월호 참사 등 우리 사회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한 조언도 전했다. 김 함장은 “안전과 관련된 사항은 계급을 막론하고 직접,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교차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과 원칙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김 함장은 아울러 2001년 미국 원자력 잠수함 ‘그린빌’과 일본 고교실습선 ‘에히메마루’ 충돌사고를 언급하면서 구성원들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간의 좋은 의견이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린빌과 에히메마루 사고는 위험한 물체가 접근하고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의견 교환이 되지 않아 큰 사고를 불러왔는데,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함장은 여유공간 부재와 승조원들의 신체부담, 한정된 저장공간에 따른 조리환경 열악 등 잠수함 부대 특성에 맞춘 지원과 관심도 당부했다. “해군에서는 근무여건 개선과 복지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수한 승조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