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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 가문 여성 윤리지침 ‘직중록’ 발굴
[헤럴드경제] 영화 ‘명량’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충무공 이순신 가문의 여성 윤리지침 ‘직중록’이 발굴됐다.

선문대 국어국문학과 구사회ㆍ김영 교수는 충무공 집안에 전해지던 한글 계녀가사(誡女歌辭) 작품 ‘직중록’(直中錄)을 새로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학술지 ‘고시가연구’에 투고한 논문에서 직중록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조명했다.

직중록은 이순신 직계 후손으로 조선 말 화순군수를 지낸 이도희(李道熙, 1842~1902)가 쓴 한글 가사다. 이순신의 직계 가문 덕수이씨(德水李氏)인 이종흔 전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가 집안 대대로 소장하다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충무공 행장에 수록됐다.

대부분 가사 작품처럼 직중록도 서사(序詞)-본사(本詞)-결사(結詞) 형식을 취했다. 본사는 1과 2로 나뉘어 내용에 따라 기승전결 양식을 구성하고 있다.

‘어와 부인들은 내 말씀 들어보오’로 시작하는 서사는 어진 부인이 되려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남편을 공경하며, 집안에서는 우애와 화목을 이루고 종들에게는 은혜를 베풀라고 강조한다.

‘유순부덕(柔順婦德)하려니와 여모정절(女慕貞烈) 제일이오 / 한마음 굳게 가져어려움 있더라도 변치 마오 / 이왕의 지난 일을 가만히 생각하여 / 허물이 있거들랑죽기로 힘을 써서 / 개과천선하오면 현명한 부인이 되압나니’(서사 중)이어 본사 1에서는 언어범절과 시부모 모시기, 제사 받들기 등 어진 여성이 지키고 이행해야 할 항목을, 본사 2에서는 어질지 못한 부인의 행실을 열거한다.

‘조심하고 조심하오 언어 범절 조심하오 / 말 한 번 실수하면 패가망신 첩경이요 / 입 가운데 붉은 혀는 몸 베는 도끼이니 / 충언이 아니거든 입 밖에 내지 말고 / 악언이 들리거든 귀기울여 듣지 마오.’(본사 1 중) 이도희는 직중록 말미에 ‘이 직중록을 옛 이야기로 알지 말고 늘 눈여겨보아 잊지 않으면 현명한 부인이 될 것이요, 만일 자포자기하여 ‘이같이 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면 이는 하우불이(下愚不移, 어리석고 못난 사람은 발전하지 못한다)요 반드시 불운하리라’는 글을 남겨 집안 여성들의 부단한 자기수양을 강조했다.

구사회ㆍ김영 교수는 “이충무공 집안에서는 후손에게 충무공 행장류를 통해 조상인 이순신의 위업을 일깨우고 부녀자들에게는 계녀가사를 통해 지켜야 할 언행이나 윤리규범을 가르쳤다”며 “이를 통해 이충무공 후손들은 가문에 대한 자부심과 구국정신을 고취했다”고 설명했다.

두 교수는 아울러 “덕수이씨 이충무공 후손들이 충무공 행장류 한글본과 계녀가사라는 특정 문예물을 창작해 집안 부녀자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전승했다는 점에서 직중록은 독특한 전승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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