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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아트] 문화전쟁 불붙은 중화권…세계 미술계 블랙홀 되나
3대 미술시장 홍콩·최대거래량 중국…정부 업고 ‘큰손들’ 세계미술계 좌우

홍콩, 문화허브 목표로 대형특구 조성…中, 상하이를 최대 미술시장으로 육성

조지 웡 · 빌 청 등 파워 컬렉터들…한국 등 아시아권 작가들에도 관심



홍콩, 중국, 대만 등 중화권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문화전쟁’의 각축장이라고 할 만큼 뜨겁다.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미술시장으로 성장한 홍콩이나, 미술품 거래량 세계 최고인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과 더불어 ‘큰 손’ 컬렉터들의 활발한 작품 구매 열기가 더해져 세계 미술계 판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자국 미술시장 키우는 중화권 ‘미술 대국’들=센트럴, 소호, 노호, 셩완 등 아트 갤러리와 예술지구가 자리잡고 있는 홍콩은 정부가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 육성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크리스티, 소더비, 본햄스, 라브넬, 서울옥션 등 동ㆍ서양의 주요 경매회사들을 비롯해 가고시안, 페로탕, 화이트큐브 등 세계적인 갤러리들도 이곳에 집중돼 있다. 아트바젤 홍콩이 급부상함에 따라 매년 6만명 이상의 세계적 컬렉터들과 미술 애호가들이 홍콩을 방문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아시아의 ‘문화허브’를 목표로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구룡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가 내년 1단계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09년부터 ‘크리에이티브 홍콩’을 설립해 창의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홍콩 정부는 3억홍콩달러(3900만달러)를 투입, 순수 창의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와 이벤트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문화허브’를 목표로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구룡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는 내년 1단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구룡반도 서쪽 워터프론트 지역 약 40만㎡(12만평) 규모의 서구룡문화지구에는 미술관, 박물관, 대형 극장, 콘서트홀 등 다양한 문화예술 기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대표였던 마이클 린치를 서구룡 문화지구 위원회 대표로 모셔오는가 하면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초대관장이었던 라스 니티브를 미술관 총 디렉터로 앉히는 등 미술계 거물들을 영입하는 데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홍콩 미술시장을 포함해 전세계 미술품 시장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규모면에서 세계 2위, 거래량면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G2’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류이첸 · 왕웨이 부부

중국은 상하이자유무역지구와 베이징 국제문화무역센터를 통해 문화예술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특히 상하이자유무역지구 내에서는 상하이를 아시아 최대 미술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미술품 보세창고와 보세전시구역 등을 마련해 보세 창고를 이용하는 미술품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거나, 미술품 수ㆍ출입 보증금에 대한 납부 면제, 자유무역지구 내 외국 기업의 독자적인 예술품 경매 허용 등과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중국의 국영기업 거화문화사가 총 50억위안(9000억원)을 투입한 베이징국제문화무역센터도 올해안으로 문을 연다. 베이징 국제공항 근처에 지어진 이 문화예술 자유무역지대에서는 문화예술품 거래시 수입관세 34%가 면제된다. 또 올해 가을에는 이곳에서 세계적 아트페어인 ‘TEFAF(The European Fine Art Fair)’도 열릴 예정이다. 

조지 웡

▶중화권 파워 컬렉터들, 한국작가들에게도 꽂혔다=중화권을 대표하는 파워 컬렉터들은 자국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이는 것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주요 작가, 신진 작가들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 1월 중국 차세대 작가인 관용(管勇ㆍ38)의 한국 첫 개인전에서 한국 화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람은 홍콩 재계 서열 30위인 조지 웡(George Wong) 파크뷰 그린 그룹 회장이었다. 해외 유명 컬렉터 중에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컬렉터로 손꼽히는 조지 웡은 서울옥션 경매를 통해 유영교, 이영학, 김창열, 이대원, 전광영, 주태석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대만의 세계적인 IT기업 인벤텍((Inventec)의 계열사인 인벤텍 베스타(Inventec Besta)의 대표 빌 청(Bill Tseng)과 중국의 류이 첸과 왕 웨이(Liu Yiqian & Wang Wei) 부부도 중화권의 대표적인 파워 컬렉터들이다. 이들 역시 한국 작가들을 포함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주저없이 사들이고 있다. 

빌 청

빌 청은 요시토모 나라, 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와 같은 일본 작가나 김환기, 백남준, 김창열과 같은 한국 원로 작가 뿐만 아니라 권기수, 이이남, 최소영 등 한국의 젊은 작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빌 청은 이우환의 선, 점 시리즈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금융 재벌로도 유명한 류이 첸과 왕 웨이 부부는 지난 4월 상하이 푸시(浦西) 지역에 롱(Long)미술관의 제2의 미술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대지 33,000㎡(약 1만평)에 전시 면적만 16,000㎡(약 4,900평)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이들 부부는 사립미술관을 지어 자신의 소장품을 국민에게 개방함으로써 국가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긍정적 기능을 자처하고 있다. 이들 부부 역시 김창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의 명성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김덕용, 전광영 등 한국적인 미감이 돋보이는 작품들과 더불어 유영교, 이영학, 심인자와 같은 한국의 조각 작품에도 관심을 기울여 구매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요시토모 나라, 쿠사마 야요이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한국의 경매회사를 통해 구매하기도 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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