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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에는 눈, 제재엔 제재’…푸틴 ‘반격의 칼’ 빼들다
우크라 국경 병력 2배로 증강
서방 농축산물 수입금지 시작
유럽항공기 하늘길 제한 검토

서방의 경제 제재에 격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격의 칼’을 빼들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군 병력을 대폭 증강시키는 한편, 서방 항공기의 시베리아 상공 통과 금지 등 보복안 마련에 착수함에 따라 서방과의 무력충돌 긴장감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타르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은 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고강도 대(對) 러시아 제제에 상응한 보복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경제를 압박하는 정치 도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제재에 대응할 몇가지 보복조치를 이미 준비해뒀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폴란드 외무장관은 현지 TVN24 BiS 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국경에선 러시아의 대대급 전투병력 10여개가 전투 태세로 복귀했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 공포감을 전했다.

▶국경 근처 러시아 병력 5월 이래 최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근처에 배치된 러시아 군 병력이 지난주 1만5000명에서 최근 몇일 사이 2만명으로 증강됐다”고 보고했다. 파병 규모로는 지난 4월 4만명 보다 훨씬 적지만, 단시일안에 급증한 점은 서방 군 사이에서 상당한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 병력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불과 50㎞ 떨어진 지역에 배치돼 있다. ‘군 현대화’를 거친 최신예 전투대대가 최전선에 있다.

이 가운데 포병여단과 대공조직은 구소련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즈(Spetsnaz)’도 포함돼 있다.

군병력은 1994년 우크라이나 국경 주권을 인정한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각서’를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에 길게 퍼져있다.

동부 친(親) 러 분리주의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이들의 집결지 도네츠크 포위망을 점차 좁히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잔뜩 경계심을 드러냈다. 안드레이 리센코 정부군 대변인은 “국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례없는 군사행동은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며 병력 증강 중단을 촉구했다.

▶농수산물ㆍ항공ㆍ에너지 전방위 보복 =러시아는 서방 여객기가 시베리아 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복안도 검토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5일 교통부 장관과 국영항공 아에로플로트와 만난 자리에서 “가능한 보복을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NBC방송이 보도했다.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는 이 날 러시아 교통부와 외무부 등이 유럽을 출발해 시베리아 상공을 지나 아시아로 가는 유럽항공사 여객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제한하거나 완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무역보복도 시작됐다. 폴란드산 과일과 채소 등에 대해 수입 절차와 검역에 문제가 있다며 금수 조치가 내려졌다. 또 캐나다산 돼지고기는 ‘수입절차 허술’, 미국산 닭고기는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 문제를 제기하며 수입금지 가능성을 열어놨다.

서방의 패스트푸드점도 직격탄을 맞았다. 러시아에 진출한 맥도날드에 이어 KFC와 버거킹도 식품 감독기관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 소비자 보호국은 “맥도날드 햄버거 열량 표시도 실제보다 축소표기됐다”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러시아 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처럼 많은 사례가 단기간에 적발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한지숙ㆍ천예선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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