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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부처는 콘텐츠다” 완구업계,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자가변신’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외국산 제품의 범람으로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완구업계가 성장엔진에 재시동을 걸었다. 엔진에 불을 당긴 점화제는 ‘콘텐츠’다. 지난 2010년 ‘또봇’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동시기획ㆍ제작ㆍ유통해 큰 성공을 거둔 영실업의 성공방정식이 완구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구업계의 최대 화두는 ‘콘텐츠 혁신’이다. 아무리 좋은 완구를 만들어도 그 안에 독특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집어넣지 못하면 제품의 지속적인 소비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확대 재생산해내는 캐릭터와 콘텐츠의 가치를 완구업계가 알아본 셈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8000억원대에 불과한 완구시장의 규모를 7조5000억원 수준의 캐릭터 산업(2012년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완구업계의 콘텐츠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10년 변신로봇 또봇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출시, 4년 만에 3배 이상의 성장(2010년 매출 약 24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약 760억원)을 거둔 영실업이다. 영실업은 최근 자사의 20년 장수완구인 ‘시크릿 쥬쥬’의 흥행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기존 쥬쥬 인형 캐릭터에 스토리를 덧씌운 3D 애니메이션 ‘치링 치링 시크릿 쥬쥬’를 선보인 이후,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170%가량이나 증가했기 때문.

이에 따라 영실업은 연예기획사 SM 소속 가수들의 안무를 다수 기획한 바 있는 유명 안무가 심재원을 직접 섭외해 ‘쥬쥬 뮤직비디오’의 안무를 의뢰하는 등 콘텐츠의 생산 방식도 차별화하고 있다. 영실업 관계자는 “케이팝(K-POP)의 영향력이 연령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막강하다”며 “콘텐츠의 질 향상과 빠른 확산을 위해 전문 안무가에게 안무를 맡기고, 3D 모션캡쳐 방식 도입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실업은 오는 12일 독자 개발한 자전거 변신로봇 ‘바이클론즈’의 애니메이션을 제품 출시와 동시에 SBS에서 방영, ‘제2의 또봇 열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손오공도 경쟁작 ‘카봇’의 애니메이션을 이달 1일부터 KBS를 통해 내보내며 추격 속도를 바짝 올리는 모양새다. 다양한 케이블채널을 통해 총 14기의 애니메이션이 나온 또봇과는 달리, 카봇은 그동안 유투브 온라인 채널에서만 콘텐츠를 배포해왔다. 이 외에도 완구 수출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오로라월드는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와 캐릭터 상품화 라이선싱 계약을 맺은데 이어, 올해는 전 세계에 3D 애니메이션 ‘넛잡’을 개봉한 콘텐츠 기업 레드로버와도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관련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완구업계 관계자는 “인기 콘텐츠의 판권을 뒤늦게 확보해 완구를 제작하는 시대는 저물었다”며 “초기부터 완구와 콘텐츠를 동시기획ㆍ제작, 상품성을 높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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