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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카피캣과 샤오미
‘카피캣(copycat)’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아이패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구글, 모토로라 등을 싸잡아 지칭해 유명세를 탄 말이다. 비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고양이(cat)에다 복사(copy)라는 단어가 합성돼 ‘모방자’를 의미한다. 한글로는 ‘따라쟁이’ 쯤 되는 데 1등이나 인기 브랜드를 베끼다시피 한 유사상품 ‘미투(me-too) 제품’도 여기에 속한다. 시장에서의 판단은 엇갈린다. 특정상품의 독주나 독점을 견제하고 소비자에게 다양성을 제공한다는 쪽과 연구개발 노력 없이 흐르는 물 떠 먹 듯 한다며 비난하는 쪽이 팽팽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산 ‘샤오미(小米ㆍXiaomi)’ 돌풍이 거세다. 싸구려 모조품으로 어설프게 시작하더니 창업 5년 만에 중국시장에서 급기야 삼성전자를 누르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 2분기 샤오미는 14%, 삼성전자는 12%를차지했다. 삼성은 거대시장 인도에서도 본토업체 마이크로맥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우리말로 좁쌀인 샤오미는 ‘짝퉁애플’로, 창업자 레이쥔(雷軍)은 공식석상엔 늘 청바지에 까만색 셔츠를 입으며 스티브 잡스를 따라해 ‘중국판 스티프 잡스’로 통한다.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 ‘모방은 제2의 창조’라는 상식을 믿는 레이쥔은 용병술까지 탁월하다. 구글 임원 출신 휴고 바라 부사장을 스카우트해 글로벌전략을 맡겼다. 바라 부사장은 “샤오미를 애플의 카피캣이라고 부르는 것에 아주 넌더리가 난다”며 “비슷한 재능을 가진 두 디자이너가 같은 결과를 내놓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고 주장한다. 탈(脫) 짝퉁선언이다.

정부의 파격 지원으로 중국에는 제2, 제3의 샤오미가 속출하고 있다. 위협을 느낀 실리콘벨리와 유럽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막대한 돈을 쓰기 시작했다. 더 분발할 때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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