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승기류 탑승 실적에 달렸다
어닝시즌 불구 정책효과만 부각…외국인 매수세 등 수급도 양호

영업익추정치 연초이후 하향 지속…실적개선 없인 주가 상승 어려워



실적 시즌이지만 실적이 사라졌다. 국내 증시가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효과 기대감과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에 힘입어 쾌재를 부르면서 기대에 못 미친 2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개선 없이는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며 실적에 기반한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완연한 상승세를 탄 코스피 지수는 8월들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엿보이며 조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눈은 위를 향하고 있다.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책 모멘텀’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반기 다른 신흥국에 비해 소외됐던 한국으로 외국인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기대를 크게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분위기가 긍정적이란 것이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하락 충격)’로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1분기 실적 시즌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하재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지수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이미 전고점을 돌파했다”며 “삼성전자의 부진이 좀더 이어지더라도 코스피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정책 기대감과 외국인 수급만으로 중장기적인 증시 상승을 담보할 순 없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8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다.

그러나 연초 추정치와 비교하면 19.31%나 줄었다. 한 달 전에 비해선 5.21%, 일주일 전에 비해선 2.30% 떨어졌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는데도 여전히 실적 추정치 하향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모르는 것이다. 현재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 약할 수밖에 없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증시 랠리를 담보하려면 기업실적에 대한 시각 선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 전망 하향조정 추세가 계속되고 있고 아직까지 변화의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실적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지 못하면 결국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좀더 냉정한 시선으로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과 업종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 속에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는 업종까지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신업종의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당 기대를 안고 주가는 오르고 있다. IT 업종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8% 가량 줄어들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보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이 대형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중간배당을 결정한 뒤 곧바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처럼 배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언제든 소멸될 수 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배당 기대감이나 낙폭과대 심리가 작용한 종목들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