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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정장선> 야당에 더이상 시간은 없다
일상화된 패배… 구호뿐인 혁신…비판일변도 벗고 타협 주도해야
잃은 국민 신뢰 회복할 수 있어…국민에 희망주는 정치로 거듭나길


야당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그러나 내 기억에 이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그냥 일과성 사건으로 또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열린우리당 때 선거에 지는 것은 일상화 되었지만 늘 그때뿐이었다. 비대위 구성하고 새 집행부 만들고 또 과거처럼 하고 또 선거에 지고... 이런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왔다. 아마도 이번에도 또 같은 모습으로 가지 않을까 예단하는 것은 섣부른 일일까?

이번 선거 내내 좋지 못한 느낌이 맴돌았다. 절반뿐인 정당 지지도, 극도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에 대한 보이지 않는 해법 등등 선거운동에 적절한 캠페인이 떠오르질 않았다.

세월호 사건, 두 번에 걸친 총리후보 낙마, GOP 총기 사건, 여당의원들의 뇌물 사건 등등 여당에 불리한 일들이 줄줄이 생겨도 야당에 대한 지지는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었다. 해답은 무엇일까. 내가 다시 국회에 들어가면 할 역할이 무얼까 하는 생각이 한시도 머리를 떠난 적이 없다. 그리고 처참히 졌다. 물론 선거는 내 책임이고 오히려 내게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야당은 이대로 가면 안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신뢰의 문제이다. 야당에 대한 믿음이 깨진지 오래다. 그러니 정부 여당이 잘못을 해도 야당에 돌아올 몫이 없다. 그놈이 그놈이라고들 한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견고한 지지층 40%가 버티는 상황에서는 야당은 도리가 없다.

크게 해야 한다. 남북문제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대한 야당의 통 큰 접근, 그리고 국민이 힘들어 하는 경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거나 대타협을 주도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 주어야한다.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야당의 통이 커졌네”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늘 비판만 한다는 자세로는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의 문제이다. 지금 야당은 똑똑한 20~30여명이 주도한다. 일전 내 선거를 도와주시러 오신 선배의원께 “중진들이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했더니 “알잖아 똑똑한 의원 20~30여명이 의총 등 모든 것을 주도하는데 내가 나서야 무엇을 하겠나. 그들 말은 다 옳아.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당은 점점 망가지는데 그렇다고 나서서 말다툼하기도 싫고 그러니 그냥 있다가 가는거지 뭐”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제 야당에서도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 국가를 운영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해 보다 원숙한 처방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이 중진들이 여당 중진들과도 대화에 나서 우리 정치가 큰 틀에서 대타협을 도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중진들이 뒤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야당은 이제 이론과 과거와 같이 투쟁 시절에 머물 것이 아니라 미래로 나가고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국민이 얼마나 힘들어 하고 희망을 잃어 가는지 현장에서 봐야 한다. 민생 현장에 야당이 살아날 수 있는 해답이 있다. 지지 세력만 늘 만나고 이론만 붙들어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정치인들이 지금 자신들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자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아주 어려운 상항에 놓여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제 정세는 가파르게 변하고 경제는 악회돼 정부는 마지막 수단을 쓸 정도이다. 국민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으며 갈등은 깊어가고 있다. 이런 상태로 가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국민은 정치를 거의 포기하고 있고 정치인들 스스로도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나 자조하고 있다.

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19세기 말 중국과 한국, 일본을 갈라놓은 것도 정치였다. 정치가 국민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은 이를 믿고 따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후퇴 시킬 것인지 재도약의 틀을 만들어 낼 것인지 결정할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것을 알면 가벼이 행동 할 수 없다. 싸움만 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 이것이 이번 선거가 여야 모두에개 주는 큰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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