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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눈물로 받아든 독배…박영선 ‘제2의 박다르크’ 될까
새정치 혁신 이끌 비대위원장 압도적 지지로 추대…정기국회 등 과제 산적 정치인생 위기 · 기회 한손에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 실시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선거에 총 4명의 후보가 나섰다. 당시 각기 달랐던 4장의 포스터 문구를 보면 노영민 후보는 ‘합리적 사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최재성 후보는 ‘강한 통합, 이기는 야당’, 이종걸 후보는 ‘강한 야당, 공정한 원내대표’를 내세웠다. 모두가 신뢰와 승리에 집중할 때 박영선 후보만 혼자 ‘새로운 야당을 만들겠습니다’고 밝혔다. 7ㆍ30 재보선 참패 후 존립 위기의 당을 구하기 위해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게 될 운명은 어떻게 보면 포스터에 ‘새로운 야당’을 새기면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지난 4일 의총에서 의원들은 이번에야말로 당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만장일치에 가깝게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하지만 국정감사, 정기국회, 예산편성 등 앞으로 챙겨할 원내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인 마당에 비대위원장 직을 수락하기까지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선거 패배 후 3일간 66명의 의원들과 5차례에 걸쳐 15시간 이어진 강행군의 비상회의를 하면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시선은 점점 뜨거워졌다. 의총에서 비대위원장으로 확정된 직후 박 위원장은 “피하고 싶은 심정 있었지만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또 한 번 눈물을 보였다.


눈물과 고뇌가 담긴 비대위원장 자리 앞에는 파산지경의 당을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놓여져 있다. 나아가 돌아오는 20대 총선 승리를 위한 기반도 다져야 한다. 내년 1월 정기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그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은 단 5개월에 그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시간이 그의 정치인생에 있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10년전 당시 한나라당이 ‘차떼기당’ 오명에 시달리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역풍에 무너져갈 때 대표로 나서 당 재건을 맡았다. 박 대통령은 ‘천막당사’로 대표되는 고강도 쇄신책을 내놓으며 그 해 17대 총선에서 기적적으로 121석을 따냈다. 이 때부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고 ‘박다르크’라는 별명도 붙게 됐다.

박 위원장이 제 2의 박다르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배를 이겨내는 강한 내성이 필요하다. 원내대표 선출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겉으로는 딱딱해도 속은 부드러운 바게트’에 비유했지만, 지금은 더욱 단단한 속이 필요할 때다. 그런 점에서 박 위원장이 넘어야 할 산은 박영선 바로 본인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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