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번역 출간된 ‘The Princeton Companion To Mathematics Ⅰ’(티모시 가워스, 준-배로우 그린, 임레 리더 외 지음/금종해 고등 과학원 원장 외 29명 옮김, 승산)은 스스로를 ‘수학의 히치하이커’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오래 전 잊혀졌던 수학의 순수한 기쁨과 열망을 일깨우는 책이 될만하다. ‘컴패니언’(companion)이라는 제목은 ‘동반자’이자 ‘안내자’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 책은 그 동안 수학의 히치하이커들이 지역 탐방에 썼던 모든 지도를 포괄할만한 현대수학에 관한 종합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필즈상 수상자인 마이클 아티야, 테렌스 타오, 티모시 가워스, 알랭콘, 찰스 페퍼먼 등을 비롯해 세계적인 수학자 135명이 총 200여개의 항목을 집필했으며, 금종해 고등과학원 원장을 포함한 29명이 번역에 참여했고, 이번에 출간된 제 1권만 무려 1116쪽에 달한다. 뒤이어 출간예정인 2권은 600쪽이다.
방대한 수학입문서의 번역 출간 계기는 2014 한국 수학의 해다. 또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세계수학자대회가 열린다.
저자들은 머리말에서 “이 책의 중심 주제는 현대의 순수수학”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이 현대 수학자들이 지금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지에 관해 다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 수학’이라는 정거장에 도달하기까지의 역사와 기본적인 개념 및 항해의 원리를 전한다.
책은 총 8부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에 출간된 1권은 4부까지를 담고 있다. 1부는 기초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수학에 대한 개요를 폭넓게 설명하고 수학적 배경이 상대적으로 적은 독자들을 위해 기본 개념 일부를 설명한다. 수학 전반의 개념 및 대상,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다.
2부는 역사적인 성격을 가진 에세이들의 모음으로 현대 수학의 고유한 스타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한다. 3부는 1부의 심화라고 할 수 있다. 1부에서 다뤄지지 않은 중요한 수학 개념들이 항목별로 설명됐다. 4부는 책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1~3부를 합친 것보다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총 26장으로 구성됐다. 국내 번역본에는 26명의 번역자가 작업을 했다. 다양한 현대 수학 분야의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중요한 결과를 설명했다.
저자들은 “원래의 목표는 이 글들이 자기 전에 침대에서 읽을 만한 형식, 명료하고 충분히 기초적이어서 독자가 중간에 읽기를 멈추고 생각하지 않아도 읽으며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고 썼다. 물론 그럼에도 일반 독자로서는 중간에 읽기를 멈추게 만드는 충분한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그래서 저자들은 “원래 계획은 이 책 내용 전체가 (미적분학을 포함한) 고등학교 수학 배경이 탄탄한 누구에게라도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이것이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은 곧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동일한 난이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했고 “어떤 독자들은 일부 글들이 너무 어렵다고 느낄 것이고, 다른 독자들은 너무 쉽다고 느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결국 “고등학교 상급 수학 이상의 배경을 가진 독자들 모두가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게 저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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