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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당잡혔던 계열사 대부분 되찾아...금호아시아나 ‘퍼언숍(pawnshop) 경영’ 화제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금호아시아나 박삼구<사진> 회장의 ‘퍼언숍(pawnsop, 전당포) 경영’이 재계에서 화제다. 경영난으로 재무적 투자자에 매각했던 옛 계열사들을 잇따라 되사들이며 최근 구조조정으로 자산을 매각하는 기업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 회장의 ‘퍼언숍 경영’ 출발은 지난 2003년이다. 당시 금호산업에서 타이어부분을 따로 떼 지분 70%를 군인공제회에 매각, 1조4000여억원을 마련했다. 그리고 2년여 후인 2005년,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회수했다. 군인공제회가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보유지분을 시장에 매각하자 2대주주이던 금호그룹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돼 큰 돈을 들이지도 않았다.

박 회장은 2009년 무리하게 인수했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내놓으면서도 함께 매각되는 금호아시아나의 옛 계열사들에 우선매수권(call-back option)을 붙였다. 그리고 2012년에 금호터미널, 올 초에는 금호리조트를 되샀다. 최근에는 매각 작업이 시작된 금호고속에 ‘찜’을 했다. 심지어 “그룹의 모기업인데, 다른 곳이 인수한다면 ‘금호’ 브랜드의 사용을 금지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놓았다.

돈도 일찌감치 마련했다. 2012년 2500여억원을 주고 매입한 금호터미널에서 무려 5000억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신세계에 매년 매출의 1.6%를 임대료로 받던 광주 부동산의 임대조건을 20년치 보증금 5000억원으로 받는 것으로 바꾸면서다. 사실상 매각에 가까운 조건이다. 광주 유통시장을 둘러싼 신세계와 롯데의 치열한 경쟁을 절묘하게 활용한 결과다.

이에 앞서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코에프씨아이비케이에스케이스톤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전문회사) 지분 30%를 1800여억원을 주고 인수해놨다. 금호고속 지분 매각에 5000억원을 다 써도 1500억원은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 모든 고개를 다 넘은 것은 아니다. 올해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온전한 경영권을 회복해야 하고, 금호석유와의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 채권단은 모든 경영권을 위임할 정도로 박 회장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이 어떤 방법으로든 채권단이 가진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 지분을 회수해 경영권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런데 금호석유와의 갈등 해소는 쉽지 않은 과제다.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인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이 상호출자제한 해소를위해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지분 인수자에 투자손실을 보전해준 것은 매각이 아니라 담보대출에 가까워 상호출자제한 해소가 아니라는 논리다. 법원이 금호석유의 손을 들어준다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려는 박 회장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금호석유는 금호아시아나의 금호고속 인수에도 반대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진 마당에 무려 5000억원의 현금을 재무개선에 쓰지 않는다는 이유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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